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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가 김훈 씨가 그랬다. 마땅히 밥의 두려움을 알아야 한다고. 밥 앞에서 어리광을 부리지 말고 주접을 떨지 말아야 한다고. 내가 생각하기에 인간은 두 종류로 구분할 수 있을 듯하다. 마땅히 밥의 두려움을 아는 인간과, 때려죽여도 밥의 두려움 따위 모르는 인간으로 말이다. 이 차이는 계급이나 교육의 정도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젊음이나 늙음, 남자와 여자의 차이도 아니다. 시오노 나나미에 따르면 그것은 스타일의 차이, 즉 ‘품위’다. 품위도 파워의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는 순간, 그 당사자는 급속하게 몰락할 수 있음을 그녀는 경고하고 있다. 일리가 있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미국과 일본, 중국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의 모습에서 그걸 확인한 바도 있고. 이렇듯 한 인간의 품위는 여러 가지 모습으로 발현된다. 하지만 그중 가장 쉽게 알 수 있는 것은 바로 그 사람의 식사법을 통해서다.


언젠가부터 언론에, 이명박 대통령의 식사 장면이 자주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후로 나는 이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밥을 먹는 모습, 즉 ‘그의 식사법’이 어쩐지 꼴 보기 싫다, 이상하다는 이야기를. 물론 이것은 다분히 순화된 표현이고 사실은 무척 과격했지만, 곧이곧대로 적었다가는 귀찮은 일이 생길지도 모르니까 관두도록 하겠다. 여튼, 내 머릿속에는 다양한 이명박 대통령이 있다. 시장통에서 국밥을 먹는 MB, 샌드위치와 커피로 급하게 아침을 먹는 MB, 삼계탕을 맛있게 먹는 MB, 부시와 함께 몬테나산 쇠고기를 먹는 MB 등등.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노라면, 확실히 표정이나 입놀림이 이상하고 어색하다. 그렇게 보려고 그래서 그런 건지 어쩐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영 경망스럽고 이른바 ‘품위’가 없어 보인다. 아마 오랫동안 그의 몸에 밴 습관 때문이리라.


시오노 나나미의 말을 계속 들어보자. “식사법만큼 그 사람의 어릴 적 가정을 상상하게 하는 것도 없다. 그것만큼은 치열 교정 이상으로 교정이 어려운 것이기 때문이다. 어릴 적 습관은 어떻게 해도 튀어나오게 마련이다. 어른이 되어 품위 있게 보이려 해도 헛일이다. 특히 매너대로 하려 하니까 더욱 이상하다. 자신 없음은 손의 움직임이나 입 모양 등 여기저기서 나타난다. 자연스럽기 때문에 멋있는 자신감은 어쩔 수 없이 어릴 적부터 몸에 밴 것이 아니면 진짜배기가 아니다.” 과연 그렇다. 실용주의적으로 샌드위치를 먹든, 국가 외교적으로 스테이크를 먹든 조금쯤은 ‘품위’있게 먹는 습관을 들일 필요가 있다. 아울러 하나는 다른 하나의 메타포이기도 하다는 사실 또한 기억해 주시기를. 그 노력이 결실을 맺을 때쯤이면 왜 ‘먹거리’ 하나 때문에 이토록 많은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연일 촛불을 밝혔는지 이해할 수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