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계획이 가능하리라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말이 창고 탐방이지 '체험 삶의 현장'도 아니고, 독자들을 창고로 끌어들여 그야말로 막노동을 시키는 프로젝트라니요. 하지만 저희는 해내고야 말았습니다. 결국 두 분의 독자를 희생양삼아 무작정 감행하고야 말았습니다.

파주쯤이야,라고 생각하셨을 두 분은 큰길이 사라지고 점점 으슥한 산길로 접어드는 와중에 '이거 뭐야'라며 불안에 떠셨을 줄 압니다. 가는 길 양옆으로는 황금빛으로 익어 가는 논들, 낮인데도 어둑어둑해지고 사람그림자라곤 보이지 않는 작은 마을..... 아마 나들이였다면 즐겼을지도 모르는 풍광들. 그 길의 끝에는 멋없이 세워진 창고가 있을 뿐입니다.

솔직히, 저는 마지막까지 걱정을 좀 했어요. 창고까지는 즐겁게 오셨지만 괜한 고생만 안겨 드리고 독자 두 분을 잃는 것이 아닐까 하구요. 하지만 저희 제비뽑기의 승리일까요. 그날, 두 분의 모습에서 막노동자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창고의 풍경과 완벽하게 조화로운 두 분이었어요. 더불어 오랜 세월 친구라도 된 듯 즐겁게 나누시는 환담은 저희 마음까지 따뜻하게...... 에, 아니, 흥겹게 해주셨지요.

그저 '신기한 체험' 정도로 여겼는데 두 분은 정말이지 훌륭한 "전력"이었습니다. 손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상자 접기 능력과 잠깐 한눈을 팔고 보면 쌓여 있는 세트들.... 말도 없이 숨소리만 내며 일하는 저희를 무색하게 만드셨어요. 덕분에 300개가 넘는 <아발론 연대기> 세트를 두 시간 반만에 끝내고 말았던 것이었던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쌓여 던 책들이....


이렇게 정돈이! (이만큼이 1/3 분량도 안 된다는 거;;;)

일을 끝내고 가고자 했던 '오두산 막국수' 집으로 향했는데, 창고로 가는 여정만큼이나 알 수 없는 곳으로 이리저리 가는 통에(더군다나 저 집은 대표도, 추군도 모르고 저만 아는 장소였지요), 아마 모두 제가 길을 잃지 않았나 심각하게 의심을 했을 겁니다. ㅎㅎ;; 날은 완전히 저물고, 음식을 기다리며 오순도순 이야기꽃을 피웠지요. 이야기의 중심은 역시 키첼 님과 로아나 님. 주거니 받거니 어쩜 그렇게 이야깃거리가 떨어지지 않던지요. 그저 듣고만 있어도 재밌었습니다. (어쩐지 초대한 자와 초대받은 자의 위상이 바뀌어 버린 듯한)

다시 한번, 로아나 님 / 키첼 님,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꾸우벅* 어제 잘 들어가셨는지 모르겠어요. 팔과 허리는 괜찮으신지요. ^^; (병원비 청구는 추군에게...) 돌아가실 때 들고 가신 <아발론 연대기> 세트도 무거우셨을 텐데;;;; 일산에서 가까운 곳에 사셨으면 모셔다 드리려고 했어요. T_T 후기를 읽는 거기, 여러분, 지금 안 가길 잘했다고 생각하실까나요? 하지만 북스피어의 깜짝 프로젝트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겁니다. 쭈우욱~ -虎-



예전에 찍었던 사진이라 같이 먹었던 편육과 대표가 주문한 김치말이 막국수는 없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