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잘 다녀왔습니다. ^^
사실 인쇄소라든지 제본소의 풍경이라는 것이, 대단히 볼거리가 많거나 한 것이 아닌지라 어쩜 조금 싱겁다고 여기시질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냥 주말에 여럿이 모여 놀러 나가는 자체로 즐겁더군요. (저는 말이지요) 비록 두 분이 사정 때문에 참석하지 못하셨지만 저랑 대표를 포함해 예정대로(?) 11인이 투어를 다녀왔습니다. 초큼 기니까 접어둘게요.
후기 읽기(사진과 동영상 압박)
이렇게 많은 분들을 모시기는 처음인지라 첫 만남에 서로 서먹서먹해하시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조금 있었는데요, 게다가 홍일점 추군도 없고 대표나 저나 말재주가 뛰어난 것도 아니니까요. 그래도 몇 번씩 뵈었던 분들이 많이 계셔서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사무실에서 독자 분들을 기다렸습니다.
처음 등장하신 두 분이 제 쓸데없는 걱정을 날려 버리셨죠. 키첼 님과 낭만 님이 "사이좋게"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들어오시더라구요. 처음에 저는 낭만 님이 류하 님인 줄 착각했어요. 키첼 님과 류하 님은 추군과 아는 사이인지라 서로 잘 아셔서 함께 오셨구나 싶었거든요. 하지만 키첼 님과 류하 님은 잘 모르는 사이였을뿐더러 키첼 님과 낭만 님은 지하철에서 우연히 만나 엘리베이터 앞에서 처음 아는체하셨는데 4층까지 오는 동안 그렇게 친숙(?)해지셨더라구요. 낭만 님이 스스로 "선천성 낯가림증"이 있다고 하셨으니 나머지 분들이야 말할 것도 없겠죠?
한 분 두 분 오셔서 자리에 앉자마자 바로 모두와 동화되는 분위기랄까. 특별히 저희가 서로 소개를 시켜드리거나 분위기가 어색하지 않게 농담을 건넬 필요도 없었습니다. 오히려 저만치 떨어져 있는 것이 더 자연스러웠달까요;; 아무튼 모두 오신 뒤에 오후 일정을 말씀드리고, 인쇄소와 제본소로 출발하기 전 대표가 책이 어떤 식으로 제작되는지에 대해 간단히 설명했습니다.
드디어 1시 반에 사무실에서 출발! 차는 모두 세 대. 1호차는 제가 운전하고, 2호차는 써니 님이, 3호차는 대표가 운전했지요. 1호차에는 토끼구름 님과 서민아 님, 류하 님이 타셨고, 2호차에는 눈의여왕 님과 로아나 님, 가온비 님이, 3호차에는 키첼 님과 낭만 님이 타셨습니다. 저도 지금의 제작처에는 한 번인가 가보고 간만의 방문이라 자신이 없었지만 어쩌다 보니 1호차가 되어 출발했는데, 역시나 한 번 지나치고 나서야 되돌아와서 도착..... 덩달아 2호차까지. (알고 보니 '네비'님의 능력에 초행길에도 전투력이 가뿐하게 상승한 2호차에는 1호차를 추월하느니 하는 논의(?)가 오갔더군요. 그러시지 그랬어요.... on_) 아하하;;;
우리를 가장 먼저 반겨(?)주는 것은 여섯 마리의 개들! 한 녀석은 어찌나 사납던지 사진 찍으려고 가깝게 갔다가 달려드는 통에(물론, 줄로 묶여 있었습니다) *움찔* 그러고 있자니 제작처('현문') 이사님이 나오시더라구요. 이사님 뒤를 쫓아 공장 안으로 고고! 무리지어 인쇄 기계들을 두리번거리며 설명에 귀를 기울였는데 기계 소리가 워낙 시끄러워 아마 이사님의 설명을 제대로 들을 수 있었던 분들은 맨앞의 두세 분 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류하 님은 인쇄소 풍광에 관심을 두시고 뒤쪽에서 열심히 카메라로 옮기셨지요. 저도 뒤따라 다니며 똑딱이 카메라로 투어 현장을 찍었습니다. 그리고 2층에 위치한 제본처로 이동.
인쇄소 풍경들:
인쇄 과정은 그냥 이렇게 둘어봐서는 기계 외에는 이렇다 할 감흥이 오지 않지만, 제본은 아기자기 재밌는 것들이 많지요. 저도 겉에서만 슬쩍슬쩍 봤을 뿐 기계들 사이를 돌아다니며 자세히 들여다보기는 처음. 책 날개를 접고, 마지막 재단을 하고, 띠지를 두르는 과정이 자동화되어 완성품으로 만들어지는 모습에는 참여하신 분들도 신기해하시더라구요. 게다가 밸린저의 <기나긴 순간>이 만들어지는 과정이라 몰입도 상승!
치키치키 차카차카 :
철컥철컥 찰칵찰칵 :
그 와중에 로아나 님과 키첼 님은 파쇄된 쓰레기 더미에서 <기나긴 순간> 파본을 겟! 눈도 밝으셔라. 다른 분들의 부러움을 뒤로 하고(그중의 하나는 저....on_) 제본소를 나가기 직전 막 완성된 따끈따끈 신간을 하나씩 얻으셨습니다. 봉인지를 아직 붙이지 않은 상태의 레어 아이템이라고나 할까요. ㅎㅎ 그런데 정작 저나 대표는 받지 못했다는;;; 그나저나 로아나 님, 후기 보니까 책 그때 못 받으신 모양인데 주소 하나 보내주세요. 책 들어오면 보내드릴게요. 투어까지 오셨는데 구입하시게 할 순 없죠. ^^
투어라면 빠질 수 없는 마지막 코스로 <아발론 연대기>와 <퍼언 연대기> 세트를 강매.........하는 건 아니냐는 농담을 주고받으며 제본소를 나와 책잔치가 열리고 있다는 파주출판단지로 이동했습니다. 출판단지에 주차를 하고 한 시간 정도는 자유시간. 저도 혼자 룰루랄라 다니며 부스를 차린 출판사의 아는 편집자랑 이야기도 나누고 눈에 띈 김에 가이도 다케루의 신간도 샀지요. 생각보다 작은 규모에, 역시 어린이책들 위주라 실망하긴 했지만요.
슬슬 허기가 질 무렵, 하나둘 모여 득템, 아니 구입한 책들을 서로 구경하기 시작. 로아나 님은 에드워드 고리의 책 두 권, 대표는 조르주 뒤비의 엄청나게 비싼 책!(제목은 <지도로 보는 세계사>지요; 아는 직원의 강매로 산 듯한;;;), 써니 님은.... 써니 님도 뭔가 비싼 책이었는데(;) 한길사의 박물관 관련 책이었나 암튼 그러면서 수다를 잠시 떨었습니다. 눈의여왕 님은 "제 주변에는 이런 얘기(책)를 나눌 친구가 없어요!"라고 외치고는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이야기에 열중하셨지요.
투어의 백미이자 마지막 일정인 옻닭집으로 갔습니다. 대표가 미리 주문을 해놓아 닭은 딱 알맞게 끓고 있었어요. 옻 알러지 때문에 한 팀만 옻닭을 먹고(그렇다고는 하지만 가온비 님과 낭만 님은 만일을 대비해 주인 아주머니가 주신 알약을 먹었습니다), 나머지 두 팀은 백숙. 저는 이 자리가 가장 좋더군요. 제작처 구경도 새로웠고 책잔치에 같이 놀러간 것도 좋지만 뭔가 비슷한 화제를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이 모여 수다떠는 자리 말이에요. 맛있게 먹고 즐겁게 웃으며 재밌게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류하 님이 휴대전화를 주셔서 추군에게 *메롱 약오르지* 문자를 날리기도 했지요;;;
해가 길면 심학산에 올라 북한도 한번 봐주고 싶었지만 이미 어둑어둑해진데다 정상까지 가려면 한 시간은 걸리는 터라 그냥 산책도 할 겸 옻닭집 근처에 있는 절로(난데없이 말이죠) 구경을...... 다음 날 행사가 있어 이런저런 준비들이 한창이더라구요.
다시 내려와서 슬슬 귀환할 준비를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써니 님 트렁크에 살풋 바깥으로 삐져나와 있던 하얀 천조각을 핑계로 북스피어 독자들답게 알흠다훈 추리 농담을....... 못 오신다는 두 분 중 한 분이 저기 들어 있다,부터 시작하여(크로우 님, es 님 갑자기 사체로 만들어버려 *죄송* T_T), 써니 님을 범인으로 몰아가다가 그게 아니라 써니 님은 누군가를 감싸고 있는 것이다, 11인 중 한 명이 진짜 범인이다, 결국 알고 봤더니 쌍둥이(음?)였고, 이제 우리는 여기서 집에 가다가 길을 잃고 산장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것이 그 유명한........ 네에, 그러고 놀았습니다.
여기까지는 참 좋았는데 돌아올 때 다들 피곤하셨을 거예요. 토요일 저녁이라 그런지 30분이면 올 거리를 무려 2시간! 1호차에 타신 토끼구름 님, 서민아 님, 류하 님, 심심하셨죠? -_- 갈 때야 금방 갔으니 제가 특별히 재밌게 안 해드려도 괜찮았겠지만 피곤한 몸에 2시간이나 되는 시간을...... on_ 그래도 다들 무사 귀환 했습니다. 저녁 약속이 있는 분들도 있고 귀환 중간에 내리신 분들도 있고(가온비 님! 문자를 넘 늦게 봐서 답신 못했습니다. 앞으로도 종종 뵐 수 있길! 안 그래도 남자 독자 분들이 귀한 북스피어라서요;;;) 피곤하시기도 할 것 같아(무엇보다 대표가 "하얗게 재가 되었"지요) 뒤풀이는 생략했지만 뭐, 꼭 그날 해야 한다는 법이 있나요. 근데 뒤풀이 진짜 할까요? 아쉽게 못 오신 분들도 모시고. ㅎㅎ
저는 그런 생각을 했어요.
이런 출판 투어도 좋지만 편하고 쉽게 모여 재밌게 얘기만 나눠도 좋겠다...는. 그냥 어디 까페나 커피숍에 모여서 자기가 읽은 책, 읽고 싶은 책, 권하고 싶은 책, 책, 책에 대한 이야기만 나눠도 아주 즐겁지 않을까 하는. 로아나 님의 '초판 1쇄' 클럽처럼요. 아하하핫. 뭐, 딱히 클럽이나 동호회라는 이름을 붙이지 않아도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가끔 모여 이야기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다시 한번 생각했습니다.
이제 저희는 다시 책을 만들러 갑니다. 이벤트는 조금 쉬었다가 다시 할게요. ^_^; 여러분들, 즐거웠습니다. 다음에 또 모여서 놀아요~♡ -虎-
⊙ 바스커빌의 개가 아닌 제작소의 개? (키첼 님의 후기)
⊙ 투어를 떠난 9인이 있다! (1) (2) (3) (4) (류하 님의 후기)
덧. 혹시 블로그에 후기 올리신 분들 있다면 신고해 주세요! 링크 함께 걸어둘게요. :-)
저도 들어간 사진을 주인 아주머니가 찍어주셨는데 두 장 모두 심히 흔들려 사람을 알아볼 수 없기에 제가 찍은 사진으로.... on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