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터넷에 담임교사에게 엉덩이를 맞은 초등학교 2학년 학생의 사진이 퍼지면서 초등생체벌논란이 또다시 불거지고 있다. 학생을 체벌한 여교사는 29세의 인천의 한 초등학교 교사로 도형 색칠을 잘못 했다고 엉덩이를 마구 때려 큰 상처를 입혔다.
이 담임교사는 며칠 전에도 남자 아이에게 100대에 가까운 체벌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사는 경위서에서 '아이가 18개 문제 중 17개를 틀렸다. 틀린 문제를 과제로 해결해 오라 했지만 그 학생만 해오지 않았다'며 '미리 과제를 해오지 않을 경우 1문제당 1대씩 체벌을 하겠다고 약속을 했고, 왜 숙제를 해오지 않았는지 묻는 과정에서 대답을 하지 않아 10대를 추가해 27대를 때렸다'라고 진술했다. [SSTV|김지원기자] 10월 27일
초등학교에 막 입학했을 때의 일이 떠오른다. 첫 시험 시간이었다. 나는 시험지를 받자마자 일사천리로 답을 적어 내려갔다. 그러다가 문득 고개를 돌리니 내 짝지가 책가방 너머로 내 시험지를 보고 있다. 예뻤고, 얼마간 호감도 있었던 터라 답을 가리거나 하진 않았다. 다만 뭘 봤는지가 궁금했다. 슬쩍 넘겨다봤다. 헌데 이 아이가 베낀 게 뭐였나 하면, 바로 내 이름이었다. 자신의 이름 쓰는 란에 자기 이름 대신 내 이름을 적어놓은 거다. ‘성명’이라는 단어의 뜻을 몰랐기 때문이리라. 우습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해서 조용히 말을 건넸다. “맨 위엔 니 이름을 적어야지.” “뭐?” “니 이름을 적으라고.” 무슨 소린지 못 알아듣는다. 미친다. “으아” 하는 소리가 좀 컸나. 어느 샌가 담임선생님이 나를 쳐다보고 있다. 선생님은 불문곡직하고 내 귀를 잡아 비틀었다. 한두 번은 어떻게 견디겠는데 이게 끝날 줄을 모른다. 결국 한바탕 울음을 터트린 후에야 귀 비틀기가 끝났다. 분했다. 시시비비도 가려지지 않은 채 당한 게 억울했다.
지난 14일, 울산의 모 중학교 운영위원회의 학부모위원들이 전체 학생의 부모들에게 학생 체벌을 허용해 줄 것을 요청하는 동의서를 보냈다고 한다. “선생님의 학생들에 대한 사랑의 체벌을 허용함을 동의합니다”라는 문구를 담아서 말이다. 너무나 당연하게도, 누리꾼들의 의견은 둘로 갈렸다. “사랑의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아이들은 폭력을 ‘사랑의 매’로 합리화시키는 법을 배우며 자라고 있는 것 같아요(nooe)”, “사랑의 매가 아니라 그냥 매죠. 왜 자꾸 매를 미화하는지 모르겠네요(chocho2012)”라는 원칙론과, “체벌이 반드시 옳다고는 하지 못할 것이나, 교육목적으로 사회가 인정하는 범위에서의 사랑의 매는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반항과 욕설 등으로 교권을 무너뜨리고, 학습 분위기를 해치는 학생들을 그냥 두어야 하는 것인지도 문제다(청주총무)”, “저도 아이에게 매를 안 들고 아이를 가르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는 자신이 없습니다(소은사랑)”라는 현실론으로.
돌이켜 보면, 그날 시험시간에 고개를 돌린 것은 명백히 내 잘못이다. 룰을 어긴 거니까 페널티가 주어져도 할 말은 없다. 하지만 그런 식의 페널티라면 지금 생각해도 화가 난다. 기본적으로 사람을 때리는 일 자체가 옳지 않다는 명제에는 다들 동의하시리라 믿는다. 그럼에도 체벌에 찬성하는 사람들의 입장을 들어보면, 뭔가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짜내어 그런 불합리한 방법을 개선해 나가자는 유연한 접근 자세는 그다지 느낄 수 없다. “현실이 이런데”라는 방어 메뉴얼 같은 것이 이미 머릿속에 구축되어 있는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기까지 한다. 정리하자. 어려운 문제지만 대답은 명백하다. 다시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간다 해도, 나는 ‘사랑의 매’ 따위 절대 맞고 싶지 않다.
덧)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사람을 패겠다"니, 무슨 세일러문(“정의의 이름으로 너를 용서하지 않겠다”)도 아니고 말이지. 아아, 짜증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