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이 오십니다

from 편집 일기 2009/04/03 14:15
오노 후유미, 팬들 사이에선 흔히 '오노 주상'이라 불리는 작가가 있습니다. 판타지 작가라고 인식되는 경우도 있는데 주 장르는 호러와 미스터리죠. 한국에도 꽤 여러 작품이 나와 있고, 팬도 많이 있지만, 의외로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은 작가입니다. 풍요 속 빈곤이라고 해야 할까요….

문득 북스피어 면접 때가 생각나는데, '누구의 책을 내고 싶은가'란 질문을 받고, 제가 꼽은 작가가 다카무라 가오루와 오노 후유미였습니다. 특히 오노 후유미는 가볍지 않게, 정말 제대로 내고 싶다, 고요. 이건 편집자로서의 욕심이 아니라, 거의 팬으로서의 열망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날이 이렇게 빨리 올 줄이야 ^.^

나옵니다. 주상이 강림합니다.


221B 시리즈 세 번째 작품,
오노 후유미 <마성의 아이>로 전격 결정!

221B, 이번엔 미스터리 호러 판타지입니다.
이 책은 예전에 한번 한국어판이 나왔지만 절판된지 오래라 나름(?) 고가에 매입되는 희귀본이 되었죠. 이제 찾아 헤매지 말고 조금만(정말로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이 책을 <십이국기>의 외전으로 알고 계신 분도 많을 텐데, 사실 내용이 이어지긴 하지만 동시에 완전히 독립된 작품이기도 합니다. 오노 후유미는 <마성의 아이>를 쓸 당시, 십이국 세계에 대한 설정은 거의 정리되어 있었지만 그걸 쓰거나 책으로 낼 생각은 전혀 없었다고 합니다.

저는 오히려 <마성의 아이>, <동경이문>, <시귀> 세 작품을 같이 묶고 싶어요(저 혼자 신쵸 삼부작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웃음). 내용 자체는 연관성이 없지만, 오노 후유미의 작품 세계를 가장 잘 드러내는 수작입니다.
<마성의 아이>는 '학교', <동경이문>은 '동경(東亰)', <시귀>는 '소토바 마을', 각각 배경이 되는 곳들이 마치 하나의 커다란 밀실처럼 존재하고 있지요. 완결되고 폐쇄된 공간의 '경계선 밖에서 찾아온 것들'이 가져온 공포를 자근자근 되씹는 맛이 일품입니다. 특유의 휘몰아치는 문장도 좋지만, 꽉꽉 짜여진 구성력이야말로 평가받아야 할 부분이 아닐까요.
그중에서도 <마성의 아이>는 오노 후유미가 부화한 작품이라는 데에 더욱 의의가 깊습니다. 이 책을 전후로 오노 후유미의 작품색이 바뀌는데……(이하 생략!)

하고 싶은 말을 다 하자면, 500페이지 책을 열 권 정도 낼 분량이라(..) 지금은 여기까지. 제가 얼마나 기뻐하고 있는지 마음으로 느껴 주세요, 그리고 같이 기뻐해 주세요, 에헷★

-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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