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이 일어났던 날은 만우절.
봄이건만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날씨였다.
기온은 5도, 습도는 23퍼센트, 강수확률 모름.
늦은 일곱 시 무렵의 일이다.
마포구 망원동에 위치한 북스피어 사무실로 한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사무실에는, 요즘 이런저런 문제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던 편집장이 홀로 남아 있었다.
“수위실에 뭔가 맡겨놨으니 얼른 찾아가세요.”
수화기를 통해 들려온 상대방의 말에 편집장은 당황했지만, 혹시 독자분이시면 잠시 사무실에 올라와서 차라도 한잔 하지 않겠느냐 권했다고 한다.
하지만 상대는 수줍은 목소리로 “제가 지금 바빠서요”라며 철커덕 전화를 끊었다.
편집장은 서둘러 수위실로 내려가 보았다.
본사 앞으로 비닐에 싸인 커다란 무언가가 도착해 있었다.
크기는 상당했지만 무게는 가벼웠다.
물론 봉다리의 외관에는 신분을 짐작하게 할 만한 단서가 전혀 없었다.
수위 아저씨를 탐문한 결과 여성임(단독범)이 드러났을 뿐.
편집장은 사무실로 돌아와 봉지를 열어 보았다.
그 안에서 나온 건,
바로 이것.
십자수 쿠션이다. 총 네 개. 북스피어 구성원의 수와 꼭 맞다.
그리고 파리바**에서 판매하는 '땅콩 전병'.
이건 인근에서 구입하지 않았나 싶다.
쿠션의 크기는, 크다.
지난 번에 이벤트용 상품으로 본사가 자체적으로 만들었던 십자수와 비교해 보았다.
게임이 안 된다. 저 조그마한 십자수 만드는 데도 몇 날 며칠이 걸렸거늘.
'메롱'과 '하루살이'. 시대물을 즐겨읽는 독자임에 틀림없다.
물론 이런 건 전혀 단서가 되지 않는다.
그러다가 포장된 봉다리의 제일 밑바닥에서 또 다른 십자수를 발견했다.
아니, 이것은 모 인터넷 서점을 상징하는 문양이 아니던가.
그렇다면 이번 사건의 배후에 모 인터넷 서점이 있다는 얘기인가?
북스피어 로고, 메롱, 하루살이 십자수는 얼마간 이해가 가는데, 마지막 저 십자수가 뜻하는 것은 대관절 무엇인가.
도통 모르겠다. 하여,
이 십자수들을 본사 수위실에 맡겨놓은 사람에 대해 알고 계신 분의 제보를 받는다.
다각도로 추리해 보실 독자들의 댓글도 부탁드린다.
아울러, 자수하여 광명찾자!
덧)
아아 이 정도로 만들려면 시간도 굉장히 오래 걸리지 않나요?
정말이지 근사해요.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당신,
봄날에 어울리는 따뜻한 선물 덕분에 저희들 모두 쓰러졌습니다.
이번 마감만 끝나면,
저 쿠션들을 끌어안고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마루에 누워 낮잠자는 모습이라도 찍어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