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에 읽을 만한 장르 소설을 포스팅한 뒤로 마감이다 이사다 뭐다 핑계를 대다가 늦었습니다. 한꺼번에 올리자니 너무 양도 많고 보기도 힘드실 것 같아 이번 달에는 분류를 좀 나눴습니다. SF와 판타지 한 세트, 일본 미스터리 한 세트, 영미권 미스터리 한 세트. 저(호야)와 추군과 대표가 한 세트씩 맡아 팔기로.... 아니, 소개하기로 했습니다. 2~3월에 걸쳐 SF는 진짜 많이 나왔네요. 게다가 다들 거장.


<아서 클라크 단편 전집>은 ‘1953~1960’‘1960~1990’으로 나뉘어 두 권입니다. 처음에 제목을 제대로 안 보고 클라크 단편이 한 권 분량밖에 안 나오나, 하며 대뜸 앞엣 권만 사 버린 제가 있습니다;; 아서 클라크는 정말 대단한 양반이고, 그래서 여러 차례 한국에 작품들이 소개되었지만 아직 제대로 평가받기는커녕 독자들에게 소개되지도 않은 작가입니다.

영화로도 유명한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제외하더라도 <유년기의 끝>이나 <라마와의 랑데부> 등은 지금 읽어도 놀라울 뿐이죠. 절판과 재출간을 지나치게 반복한 탓에 시시한 느낌이 든다손 치더라도요. 클라크의 단편은 드문드문 읽었을 뿐 제대로 읽은 적이 없는데 좋은 기회가 될 듯. 읽었던 단편들이 제법 좋았거든요. 그나저나 그냥 장편까지 포함한 전집을 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멸종 - 10점
로버트 J. 소여 지음, 김상훈 옮김, 이부록 그림/오멜라스(웅진)
최근 나온 SF 가운데 오락성을 따진다면 최고!일 겁니다. 시간 여행에 공룡, 새로운 생명체라는 진부하기 짝이 없는 소재이지만 일단 발을 들여놓으면 빠져 나오기 힘듭니다. 오락 액션 SF(?)이기는 하지만 이 책에 적용된 가설들은 굉장히 탄탄해서 몇몇 설정들을 제외한다면 ‘하드 SF’로 읽어도 손색이 없을 듯. 이런 책은 소개가 어려워요. “읽지 않았으면 말을 마러~”입니다. -_-


꿈을 걷다 - 8점
김정률 외 지음/로크미디어
한국 장르 소설들의 꾸준한 출간은 아주 반길 만한 일입니다. 한국 장르 시장에서 ‘질’은 ‘양’을 담보로 할 때 얻을 수 있으니까요. 계속해서 나오는 책들이 모두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지만 개중에는 눈을 번쩍 뜨이게 할 만큼 놀라운 작품도 있고, 출판사나 작가도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독자와의 피드백을 통해 발전해 가겠지요.

<꿈을 걷다>는 순문학과 장르문학의 중간 지대를 일컫는 ‘경계문학’을 팻말로 내걸고 나섰는데요, 독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은 신인 작가들과 이미 팬을 거느린 기성 작가들을 모두 모든 작품집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끕니다. 기본적으로 ‘판타지’ 성향이지만 작가에 따라 무협이나 로맨스, 고딕 풍까지 다채로운 색깔이 보여요. 한국 장르 문학이 어디까지 왔나 확인하고 싶은 분들, 제법 안전한 선택일 겁니다.


U, Robot 유, 로봇 - 8점
이영수(듀나) 외 지음/황금가지
<유, 로봇>은 작년의 <얼터너티브 드림>에 이어 두 번째로 나온 한국 SF 대표 작가 단편선입니다. 여기에는 다른 곳을 통해 발표되어 검증을 받은 작품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얼터너티브 드림>이 ‘절반의 성공’이었는데, <유, 로봇>에 실린 작가와 작품들을 보아 하니 그 정도는 확보한 듯합니다.


유대인 경찰연합 1 - 8점
마이클 셰이본 지음, 김효설 옮김/중앙books(중앙북스)
마이클 셰이본(원래 이렇게 발음 되는 게 맞나 모르겠네요)의 이 작품은 코엔 형제가 영화화한다고 해서 한국에서도 단숨에 유명해졌습니다. 아직 영화 소식이 별로 들려오지 않은 탓인지 아직은 크게 주목받고 있지 못하네요. 셰이본은 코엔 때문에 갑자기 뜬 작가는 아니에요. 미국에서는 <원더 보이>나 <카발리에와 클레이의 흥미진진한 모험> 등으로 익히 명성을 얻고 있었던 작가입니다. 북스피어에서도 셰이본을 검토한 적이 있는데 영화화 소식을 알지 못한 것이 한이군요! =3


브래드버리의 작품이 쏟아져나오기 시작하네요. 샘터사에서도 <화성 연대기>와 <저 태양의 금빛 사과> 두 작품이 예정되어 있는데 황금가지에서 두 작품이 먼저 나왔습니다. 하긴, <화씨 451>은 몇 번이나 되는 재출간이니 신간이라고 하기 쑥스럽지만요. 브래드버리는 팬들의 입에 많이 오르내리면서도 출간 소식은 뜸했던 작가 가운데 한 사람인데 이렇게 갑자기 나오니까 당혹스럽기까지 하네요; 브래드버리는 SF 작가 중에서도 참으로 독특한 작품을 쓰는 작가인데 설정이나 스토리보다는 독특한 시적 감수성을 발견하실 수 있다면 SF의 새로운 경지를 맛보실 수 있습니다.


신세계에서 1 - 10점
기시 유스케 지음, 이선희 옮김/시작
기시 유스케의 SF라니, 출간 전부터 기대하던 책입니다. 막상 책이 손에 들어왔을 때는 정신이 없어서 이제껏 펼치지도 못하고 있지만요. T_T  영미권에 비해 일본의 SF는 과학적 논리보다는 과감한 설정에서 비롯한 다양한 장르를 포괄하고 있는데, 기시 유스케의 이 작품 또한 그런 듯합니다. 초능력이며 인류의 진화며 어쩐지 소재만으로는 라이트노벨 분위기가 나는 듯하지만 기시 유스케가 누굽니까. 그냥 무작정 기대중!


이미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알라딘예스24인터파크에서 댓글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벤트 내용은 "한국을 배경으로 하는 사회파 미스터리의 소재를 제안해 주세요"인데요, 블로그에서는 한발 더 나아가 "설정과 함께 구체적인 스토리라인(줄거리)을 잡아 주세요"입니다. 으흐흐. 댓글이 허용하는 분량(무제한이라는 거, 아시죠?) 안에서 편집부를 즐겁게 해주시는 분들께 미야베 월드 현대물 전집 1명, 제2막 1명, <가모우 저택 사건> 1명을 뽑아 드리겠습니다. 참여하시는 분이 없거나 편집부가 즐겁지 않으면 상은 취소될 수 있습니다. |||on_

키워드는 '한국' '사회파 미스터리'뿐이니까 마음껏 상상력을 발휘해 주세요. 지금 막 생각난 발상으로 마구 적자면 이렇습니다.

"어느 학교에서 폭력 사건이 벌어집니다. 누군가에게 맞고 쓰러져 의식불명이 된 학생은 왕따당하던 아이를 괴롭히는 학생 중 한 명이었는데, 제일 괴롭히던 '대장' 녀석이 아니라 '추종자'였을 뿐이에요. 그래서 누가 폭력을 행사했는지, 폭력의 원인이나 동기도 애매해졌죠. 그래도 어쨌거나 왕따당하던 학생에게 관심은 모아지고, 동기를 추궁받으면서 친구들 사이에서 왕따를 당하던 학생은 이제 학교와 사회로 넓어진 사람들의 시선 속에 고립됩니다. 그러다 밝혀지지요. '추종자'인 학생은 남몰래 죄책감을 갖고 있었는데, 선생님에게 도움을 요청하려던 사실을 안 '대장'과 말다툼을 벌이다 결국 사고로 의식불명에 이르게 되었다....는.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닙니다. 이 '대장'의 부모는 학교의 이사장이었고, 언젠가 옳은 말을 하던 교사를 죽음으로 몬 전력이 드러납니다. 알고 보니 어른들이 행했던 일들과 과정의 모든 것이 학교에서 벌어진 사건과 똑같이 닮아 있었죠. 그때 김전일이 등장해서 말합니다. "그래, 교육부, 바로 네가 범인이야!"  (끝)

기간은 4월 5일까지! 발표는 4월 6일(월)에! -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