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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면피 (41) 2009/11/26
  3. 마쓰모토 세이초 복불복 주사위 이벤트 결과 발표!! (23) 2009/11/16
  4. 이사 완료(?!) (59) 2009/11/09
  5. <구적초> 마감, 마포로 귀환. (20) 2009/11/04

마감과 곤조

from 편집 일기 2009/11/27 18:03


감이 중요한가, 곤조가 중요한가, 하는 고민을 가끔 합니다. 뭔 소리냐. 표지 디자인을 예로 들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어디까지나 '예'입니다. 이상하게 유추하면 안 됩니다. 혹 자기 얘기가 아닐까 오해해도 곤란합니다. 그냥 일반론이고, 그냥 예입니다.

A는 북 디자이너입니다. 마감을 잘 지킵니다. 책의 표지 디자인은, 컨셉을 잡고 이삼 주 후에 몇 가지 시안을 만듭니다. 그중 하나를 선택하고, 최종 결정 후 마무리 손질을 해서 완성합니다. 넉넉 잡아 한 달쯤 걸린다고 보면 됩니다. 헌데 어떤 출판사가 너무 급해서 사흘 만에 표지를 해달라고 A를 조른 적이 있답니다. 미쳤었나 봅니다. 문제는, 마감을 사수하려고 A가 진짜 사흘 만에 만들어 줬다는 겁니다. 시간에 쫓겨서 그랬는지 결과물은 평범했던 모양입니다.

B도 북 디자이너입니다. 마감을 잘 지키지 않습니다. 어떨 때는 전화도 안 받습니다. 표지 시안 마감이 코앞에 닥친 편집자는 속에서 천불이 나는데 디자이너가 전화를 안 받습니다. 이럴 때는 디자이너를 확 죽이고 자기도 죽고 싶습니다. B와 작업한 출판사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젓습니다. 두 번 다시 B랑 일하지 않겠다고 다짐합니다. 문제는, 그렇게 마감을 엄청 어기면서까지 고집스럽게 만든 표지 시안이, 이런 망할, 상당히 훌륭했기 때문에 나중에 보면 또 B랑 작업하고 있다는 겁니다. 숨바꼭질은 여전했던 모양입니다만.

제일 좋은 건 마감도 잘 지키고, 결과물도 훌륭한 겁니다.(그래서 굵게 강조 한번 해 봅니다 ^^) 근데 그게 어디 쉽답니까. 맘대로 되면, 지가 무슨 엿장숩니까. 엿장수 할아버지라도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 아닙니까. 이때 차선책이 A와 B입니다. 마감을 지키고 일단 내자, 아니아니, 마감을 넘기더라도 결과물이 더 중요해. 당신은 A 타입입니까, B 타입입니까. 

세상에는, A 타입을 선호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작업의 종류에 따라 제각각 다르겠지요.  

북스피어는, 굳이 분류하자면 B 타입을 지향했던 것 같습니다. 굳이 분류하자면 그렇다는 겁니다, 굳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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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의 아이>가 말썽입니다. 제가 스물일곱 번쯤 사과했고, 서른여덟 번쯤 기다려 주십사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에... 또 말씀드립니다.

맞습니다. 늦어지고 있습니다. 원작 계약 이후 시간이 꽤 지나서 까딱 잘못하면 계약 불이행으로 막대한 손해를 볼지도 모를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당초 출간 계획과 어긋나면서 이미 유형 무형의 손해를 크게 입었습니다. 스트레스도 상당합니다. 게다가 조바심. 그러는 사이에 어그러진 인간관계.

아니 그럼 얼른 만들어서 내면 되지 않느냐... 대체 뭐 하고 있는 거냐...

말처럼 쉽지가 않습니다. 이미 한 번 나온 책입니다. 분량도 장난 아닙니다. 원작이 다섯 권입니다. 이거... 잘 만들어야 되지 않겠습니까. 번역이며 만듦새며 구성이며, 이전보다 쬐끔, 아주 쬐끔이라도 나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하루라도 빨리 내야 출판사 입장에서도 더 이상 손해 보지 않습니다. 그래도 지금 당장은 못 냅니다. 영원의 아이, 올해 안에 안 나옵니다. 그 '조금이라도 나아야'가 너무 어려워서 언제 낸다 장담도 못하겠습니다. 이제는 윤곽이 드러나도 괜히 언제 낸다고 했다가 약속을 못 지킬까 봐 쉬쉬하는 구석도 있습니다. 우리끼리 있을 때는 누가 '영원'이라는 말만 꺼내도 화들짝 놀라곤 합니다.

다른 이유 없습니다. 내년 여름에 내면 잘 팔리지 않을까, 이런 거 고민하느라 안 내는 거 아닙니다. 북스피어도 그런 거 고민하긴 하지만, <영원의 아이>는 그런 거 아닙니다. 잘 만들기 위해 늦어지고 있습니다. 이유는 하납니다. 열심히 고민하고 있습니다. 기다린 시간이 납득될 수 있도록, 만들어 보겠습니다.


덧) 영원의 아이 언제 나와요, 라고 물어보는 거는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그러면 상황이 어떻다든가 우리는 어떤 심정이라든가, 또 쓰면 되죠 뭐. 그래서 출판사 블로그 있는 거 아닙니까. 쓴다는 행위, 질문에 답한다는 행위 자체가 스트레스는 아닙니다. 다만 인간인지라,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조바심이 나는 게 스트레스지요. 물론 독자 여러분께는 상당히 송구하지만, 작업만큼은 즐겁게 하겠습니다. 여튼, 이렇게 공개적으로 한 번 썼으니, 당분간은 참아주시려나요. ㅎㅎ 



  

면피

from 이런저런 이야기 2009/11/26 11:39


. 이사온 지도 어언 2주가 넘어가는군요. 저희는 잘 살고 있습니다. 밥도 매일 해먹고, 이사 오자마자 구입한 ‘X-BOX’도 점차 익숙해져 가고 있어요. 근데 게임들마다 매뉴얼이 꽤나 복잡해. 요즘 애들은 이런 걸 하며 놀고 있다고 생각하니 실로 존경스러울 지경입니다. 흑, 이거, 내가 올드해졌다는 얘기니?

ㄴ. 얼마 전 집들이에 오신 첸 선생님이 ‘wii-fit’도 재미있는데 해 봤냐, 해 볼 생각이 있으면 하나 사줄 용의가 있다, 는 제안을 뜬금없이 하시길래, 응? 리얼리? 그럼 사달라, 고 했더니 다음다음 날 냉큼 회사로 보내주셨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wii-fit’을 합니다. 정말이지, 이렇게 실사구시적인 게임이라니. 일단 이몸은 3개월 5킬로 감량을 목표로 정진하는 중.

ㄷ. 『마쓰모토 세이초 걸작 단편 컬렉션』은 상권, 중권만 나왔을 때는 판매가 신통치 않더니 하권이 나오니까 마치 기다렸다는 듯 슬금슬금 팔립니다. 역시 시리즈는 완결하고 볼 일. 다만 이 책의 경우 독자들이 리뷰를 하기는 좀 까다로운 모양이라 출판사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남아요. 

ㄹ. 그런 와중에 존경해 마지않는 모 출판사 주간님이 세이초를 읽고 엄청 감동받았다며 장문의 메일을 사흘에 걸쳐 두 통이나 보내주시는 바람에, 상당히 기뻤습니다. “각설하고, 마쓰모토는 참 위대한 사람입니다. 위대하다, 는 말을 잘 안 쓰는 제가 기꺼이 위대하다고 하고 싶을 만큼, 정신과 행위와 행보가 고무적이네요.” 부탁하신 내용은, 알아보는 중입니다. 조만간 연락드릴게요.

ㅁ. 이사 오기 전날 <위클리 경향>에서 취재차 북스피어를 방문했습니다. 인터뷰 컨셉은 ‘Y세대 직장 문화’. 우리는 Y세대군요. 흐흐. 원래 게재되기로 했던 주에 게재되지 않아서, 음 기사 잘렸나? 하고 넘겼는데, 북스피어 독자 몇 분이 제보해 주셔서 즐겁게 일독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보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혹시 궁금하실 분들도 있을까봐. http://newsmaker.khan.co.kr/khnm.html?mode=view&code=115&artid=200911181648051

ㅂ. 마지막으로 우울한 소식. 오늘, 호야 님이 신종플루 양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약 먹고 당분간 집에서 요양해야 합니다. 음. 신종플루는 강 건너 불인 줄 알았는데 닥치니까, 아아 겁나는군요. 회사 걱정일랑 마시고 푹 쉬슈(그나저나 당신이 밥 할 차롄데...라는 건 농담농담). 

이상, 면피용 근황이었습니다.

덧) 알찬 내용의 정기적인 업뎃, 북스피어가 언제 제대로 된 이런 걸 했었냐만, 요즘 들어 지나치게 텀이 길어진 게 사실이라. 그런 와중에 소소하고 뜬금없는 이벤트 몇 개를 준비하고 있기는 합니다. 독자 집들이도 계획중이니 기대해 주시옵고 ㅎㅎ            

당첨 번호는 두구두구두구두구...


<3, 6>
<6, 3>

입니다아~! 당첨 번호 화면이 후줄근해서 죄송 -_- 저희 사무실 거실 바닥에서 굴리느라 달랑 주사위 굴리는 장면만 있습니다. 두 분 정도 당첨되신 것 같은데(대단하심다!) 알라딘에서 연락을 드릴 테니 주소와 연락처 남겨 주세요~! 모두 축하축하!!

-虎-


여러분의 성원에 힘입어 무사히 이사를 마쳤습니다. 아직 정리가 완전히 끝난 건 아니지만 대충 일을 볼 정도로는 마무리를 했어요. 평범한 사무실이 아니라는 말씀을 드렸습니다만(그리고 주소로 대충 짐작들 하셨지요만) 새로 자리 잡은 이곳은 사무실 건물이 아닌 그냥 '아파트'입니다. 원래는 사장님의 신혼 보금자리가 되었어야 할 집입니다만 북스피어 사무실로 전격 결정되었습니다.

사진으로 집들이


그리고.......



이사 후 첫 신간이 사무실로 들어왔습니당. 미야베 미유키의 <구적초>예요. 이번 주에 서점에서 구하실 수 있습니다.  -虎-
미야베 미유키의 <구적초>, 마감하고 필름 넘겼습니다. 책은 다음 주에 나올 거예요. 사무실은 마감 후라 한산하면서도 이사 때문에 어수선하기도 합니다. 이미 댓글을 통해 이리저리 말씀은 드렸습니다만 제대로 알려드려요. 강남으로 거처를 옮긴 지 몇 개월, 이번 금요일(11월 6일)에 다시 강을 건너 마포로 돌아갑니다. 

도서출판 북스피어
(121-230) 서울 마포구 망원동 513번지 상암 마젤란21 101동 902호
Tel. 02) 518-0427 | Fax. 02) 701-0428 (전화번호와 팩스번호는 바뀌지 않습니다.)

지하철 6호선 마포구청 역 바로 옆이에요. 그러고 보니 저희가 있던 사무실은 모두 초역세권이로군요. ㅎㅎ 사무실에 책들을 창고로 미리 옮겨 두었더니 짐은 의외로 단출합니다. 벌써 거의 싸두었어요. 이사가서 또 한 번 포스팅하겠습니다만, 이사가는 곳이 평범한 사무실 자리가 아니기도 하고요. ^_^; 

이번에는 많은 것들을 여기 두고 가게 되었습니다. 독자 여러분에게는 출판사의 그저 '또 한 번의' 이사가 될 테지만, 북스피어에게는 제2의 출발이나 다름 없게 되었네요. 지금처럼 많은 응원과 관심과 독려와 재촉과 자금 지원을..... 바랍니다. -_-; 암튼 이사가서 봬요!!!!!! *후다닥* (  ") -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