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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 빛나는 사람 in <영원의 아이> (31) 2010/06/29


그때 안개 속에서 갑자기 무언가 보였다.
소녀는 자세히 살펴보았다.
그 장소는 지금은 안개에 가려져 있지만 어떤 야생 동물도 서 있을 수 없는, 산 쪽으로 파인 절벽일 터였다.
하지만 분명히 사람이 서 있다.
게다가 몸이 빛나고 있었다. 소녀와 거의 같은 키지만 윤곽을 따라 담황색 빛이 뿜어져 나오고, 머리 주변은 무지개 색 광채로 덮여 있다.
소녀는 놀라서 양손을 입가에 대었다.
아래쪽에 서 있는 ‘빛나는 사람’도 얼굴이라고 생각되는 곳에 양손을 올렸다.
“봐…….”
소녀는 ‘빛나는 사람’을 가리켰다.
‘빛나는 사람’도 소녀를 마주 가리켰다. 손끝에서 무지개가 흩어졌다가 다시 다채로운 빛이 손 모양이 되어 맺혔다.
소년들도 벌써 ‘빛나는 사람’의 존재를 알아차린 것 같았다.
세 사람은 안개 속에 서 있는 존재의 모습에 넋을 잃었다. 꿈도, 환상도 아니었다.



지금 북스피어 전원이 열나게;; 준비하고 있는 바로 그 <영원의 아이>.
1권 맨 처음 부분에서, 주인공인 유키, 지라프, 모울 세 사람은 험준한 신의 산 정상까지 올라갔다가 '빛나는 사람'을 만납니다.
구원을 찾기 위해, 구원받기 위해 올라간 산 정상에서 만난 '빛나는 사람'.

이 '빛나는 사람'이란 다름아닌 브로켄 현상입니다.
브로켄 현상이란, 어떤 사물의 뒤에서 비치는 태양광이 안개나 구름 같은 공기 중 물방울에 번지면서 그림자 주변에 무지개 빛의 후광이나 띠가 비치는 현상인데요. 독일의 브로켄 산에서 자주 볼 수 있어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위치와 각도에 따라 산 골짜기 너머에 거대하고 흐릿하게 비치기도 하고, 때로는 바로 눈앞에 자신과 거의 같은 크기로 나타나기도 해서, 옛날에는 실제로 신이나 귀신이 현신했다고 오해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때문에 '브로켄의 요괴'라는 별칭으로도 불리고 있지요.
실제로는 산을 자주 타는 사람들도 평생에 한 번 볼 수 있을까 말까 할 정도로 드물게 일어나는 현상인데요. 산에 올랐다가 이 브로켄의 요괴와 만나게 되면 절대 산에서 죽지 않는다고 해서, 행운의 상징으로 여긴다고 하네요.

꼭 산이 아니더라도 비행기를 타고 창 밖을 바라보면 드물게 볼 수 있다고 하니, 등산을 싫어하시는 분들은 비행기를 노리시면 되겠습니다.




 
타지키스탄에 있는 파밀 산에서 나타난 브로켄 현상 (출처 : 위키미디어)


 
(출처 : FCC)


 
브로켄 현상을 그린 플라마리옹의 묘사화  



잔뜩 쌓인 <영원의 아이>의 교정지를 해치워 가다가 문득,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상처 입고 고통스러워 하던 세 사람이 신의 산 위에서 만난 '구원'. 그 '빛나는 사람'의 본질이 실은 자기 자신이라는 것은, 사실 이 작품의 기저에 깔려 있는 희망과도 통하는 것이 아닐까 하고요.

그래서 저는, <영원의 아이>의 결말을 아주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만 같습니다.



p.s
'너 혼자 결말을 잊지 못하겠다 하지 말고 책이 언제 나오는지 말해달라!!'라는 항의는 반사.
...............가 아니고(....)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허덕허덕...



- krei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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