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이야기'에 해당되는 글 110건

  1. 겨울 설악의 추억 (24) 2012/02/10
  2. 김장을 했다 (34) 2011/12/05
  3. 아프지 마세요 (62) 2011/11/03
  4. 무키무키만만수 2011/08/01
  5. 가다 못 가면 (19) 2011/07/11
  6. 편집부가 깜짝 놀란 두 가지 선물 (22) 2011/07/08
  7. 너무 잘하지 않아도 괜찮아 (8) 2011/06/22
  8. 센스 돋는 우리 이웃의 선물 (44) 2011/06/20
  9. 사장님 생일날, 저는...... (13) 2011/05/26
  10. '밤맛 만쥬'와 '누네띠네' 미스터리 (33) 2011/04/15


제 출판 모임에 갔다가 한스미디어 대표가 지리산 종주를 떠난다는 얘기를 들었다. 2박3일 일정이라고 한다. 서울 한복판 술집에 앉아 있는데도 이렇게 추운데(그날 밤은 특히 추웠고 계속 수은주가 떨어진다는 예보가 있었다). 밤에 출발하는 지리산이라. 게다가 종주라니. 좋은 타이밍은 아니다. 그건 그렇고 김기옥 대표의 지리산 종주 계획은 나에게 십여 년 전의 기억을 떠올리게 해주었다.

혼자서 설악산에 오른 적이 있다. 한겨울이었다. 당시 나에게는 변변한 산행장비도 없었다. 등산화와 장갑 정도가 전부였다. 나머지는 우리 동네 길바닥에서도 입고 돌아다니는 파카. 약간 큰 배낭. 아침에 출발할 때 김밥 네 줄과 물 한통을 샀다. 왜 그때 혼자서 산을 찾았는지는 창피해서 말하지 않는다. 어쨌거나 근사한 이유는 아니다.

아침 일곱 시 몇 분에 동서울 터미널을 출발하여 설악까지는 네 시간. 가는 내내 졸았다. 버스에서 내려 택시를 타고 소공원 입구에 도착했다. 하늘이 우중충하다. 매점에서 오천 원짜리 아이젠을 샀다. 조악해 보였다. 나중 일이지만, 아이젠은 3보 이상 걸으면 벗겨지곤 했다. 코스는 비선대를 거쳐 희운각 대피소를 지나 대청봉에서 일박을 하는 것으로 잡았다. 새벽에 일출을 보고 백담사 쪽으로 내려올 작정이었다.

산에 오른 지 두 시간쯤 지났을까. 출출했다. 휴게소는 조금 전에 지나쳤고 지나가는 이도 보이지 않았다. 축축하지 않은 바위에 앉아 김밥을 꺼냈다. 차가웠다. 해가 지기 전에 대청봉까지 가야 했기 때문에 마음이 급했다. 물을 한 모금 마시고 딱딱해진 김밥을 먹었다. 장갑은 벗지 않았다.

오후 다섯 시. 눈이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다. 이정표를 보니 희운각 대피소까지는 이 킬로미터 거리였다. 눈발은 심하지 않았다. 부지런히 가면 대청봉까지 충분히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오판이었다. 대피소를 지나 일 킬로 정도 걸었을까. 눈이 엄청난 기세로 내리기 시작했다. 길이 보이지 않았다. 

일 분가량 하늘을 보며 상황을 가늠해 보았다. 되돌아가고 싶지는 않았다. 이렇게 되면 끝까지 오르는 수밖에 없다. 평소에도 곧잘 죽겠다는 말을 하곤 했지만 당시를 돌이켜 보면 정말이지 죽을 수도 있었겠구나 싶다. 바지와 신발은 이미 젖었다. 걸을 때마다 벗겨지는 아이젠을 고쳐 매는 것도 이만저만 곤란한 일이 아니었다.

그때. 정상 쪽에서 뭔가가 내려왔다. 사람이다. 양쪽으로 스틱을 짚으며 성큼성큼 다가온다. 얼핏 보기에도 전문 산악인 같았다. 그는 나를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더니 지금 그 차림으로 올라가면 죽는다고 했다. 자기도 눈이 너무 와서 대청봉을 포기하고 희운각으로 간다면서. 나는 한 마디 토도 달지 않고 그를 따라 대피소로 되돌아갔다. 도착했을 때는 정강이까지 눈이 쌓여 걷기가 힘들 지경이었다.

그곳에는 이미, 갑자기 퍼붓는 눈을 피해 하룻밤 머물다 가려는 사람이 여럿 있었다. 말 그대로 대피소였기 때문에 자리는 협소했다. 다닥다닥 붙어 있을 수밖에 없었다. 연인, 앳된 얼굴의 학생, 막 제대한 듯한 청년, 그리고 사연이 있어 보이는 아가씨. 우리까지 모두 일곱 명. 아니 대피소 관리인까지 여덟 명.

나를 끌고 내려온 산악인은 붙임성이 좋아서 사람들과 금방 친해졌다. 그 사람의 제안으로 우리는 각자가 가져온 음식들을 한자리에 꺼내놓고 빙 둘러앉아 함께 저녁을 먹었다. 세상이 좁아진 듯 고립되어 있다는 상황이 서로에 대한 호감을 키운 것이리라. 하긴, 원래 산에서는 평소에 무뚝뚝한 사람도 곧잘 낯선 이와 교감하곤 하니까.

김치찌개가 보글보글 끓고, 불고기도 지글지글 구웠다. 팩소주가 열 병 남짓. 나는 먹다 남은 김밥을 꺼냈다. 우리는 제수알도의 소설에 나오는 주인공들처럼 돌아가며 산을 찾은 사연을 이야기했다. “이이가 설악산으로 신혼여행을 오자고 했어요. 산에서 만났거든요. 대청봉에 올랐다가 일출 보고 공룡 쪽으로 가려고요.” “공룡? 내일이면 눈이 얼어서 위험할 텐데.” “괜찮아요. 작년에도 왔었고.”

말주변이 없는 나도 이야기했다. 물론 여기서는 밝히지 않지만. 딱 한 사람. 사연이 있어 보이는 아가씨만은 아무 말이 없었다. 그저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간간히 웃음을 지을 뿐이었다. 팩소주는 이내 동이 났다. 마음씨 좋아 보이는 대피소 관리인이 매점에서 파는 소주를 가져왔다. 종종 그러는 모양이다. 나는 치사량을 넘겼다. 술은 잘 들어갔다.

즐거웠지만 하루 종일 산을 탔으니 다들 피곤했으리라. 누군가 졸기 시작하니 자리가 정리되었다. 나 역시 등을 붙이자마자 곯아떨어졌다.

얼마나 지났을까. 메스꺼움을 느끼며 눈을 떴다. 산 중턱에서 따뜻한 물도 없이 급하게 먹은 김밥이 문제였던 모양이다. 복통이 시작되었다. 명치가 턱 막혔다. 배가 찢어지는 것 같았다. 신음소리가 안 나도록 조심하며 끙끙 앓았다. 몸이 덜덜 떨리고 현기증이 났다. 겨우 몸을 일으켜 밖으로 나갔다. 입에 손가락을 넣으니 토사물이 쏟아진다.

열심히 게워내고 있는데 누군가 뒤에서 등을 두드려 주었다. “괜찮아요?” 돌아보니 사연 많아 보이는 아가씨다. 눈을 한움큼 집어 입을 헹구고 여자의 부축을 받아 다시 자리에 누웠다. 복통은 그대로였다. 소란스러웠는지 사람들이 하나둘 깨기 시작했다. 전문산악인 아저씨가 엄지손가락을 따주었다. 대피소 관리인은 소화제를 가져왔다.

아프니 서러웠고 서러우니 눈물이 났다. 한 시간쯤 지났을까. 그래도 속은 약간 가라앉는 느낌이었다. 안심했는지 모두들 다시 잠들었다. 사연 많아 보이는 아가씨가 눈가를 닦아 주었다. 그러고는 돌아눕게 하더니 천천히 등을 쓸어내려 주었다. 주위는 양들이 한 마리도 남김없이 사라진 방목지처럼 고요했다. 어디선가 물 흐르는 소리가 났다. 나는 그만 됐다는 의미로 여자의 손을 잡았다. 따뜻했다. 한동안 놓지 않았다.

결국, 그날 밤 우리는…….

아침에 일어났을 때 날씨가 어땠더라. 벌써 십 년도 더 지난 일이라 기억도 가물가물해져 있지만 등을 쓸어주던 따뜻했던 손만큼은 잊히지 않는다. 무슨 사연이 있어 그녀가 한겨울 설악을 찾았는지는, 여전히 알 도리가 없다.  


덧) 글 중간에 거론한 제수알도의 소설 제목은 『그날 밤의 거짓말』(제수알도 부팔리노/ 이레/ 2008년)이다. 극적인 반전이 있는 재미난 소설이니 이렇게 추운 겨울밤에 한 번쯤 읽어보시면 좋겠다. 


 


금요일 저녁 무렵. 엄마로부터의 전화. 내 동생 아들내미 돌잔치 때문에 서울에 올라오는데 오는김에 김치를 좀 가져다 주신다고. 다음날은 독자 교정 및 김장을 하는 날이기도 했다. 한소리 들을 것 같아서 말을 할까 말까 하다가 그 무거운 걸 끙끙거리며 들고오실 걸 생각하니 영 내키지도 않았을뿐더러 어차피 가져와봐야 둘 데도 없을 게 뻔해서 결국 "엄마, 사실은... 나 내일 김장하거든" 하고 말해버리고 말았다.

그러자, 아니나다를까, 0.1초도 지나지 않아 "김자아앙~? 지랄하고 있네" 하더니 어이가 없다는 듯 한참을 웃으신다. 아아 정말이지 오랫만에 듣는 우리 엄마의 공식 욕설이다. 내 동생이 나보다 먼저 결혼한다고 했을 때 하도 반대를 하시길래 "요즘 세상에 결혼이야 동생이 먼저 좀 하면 어때"라고 말하고 나서 들었으니까, 이후로 꽤 시간이 흐른 셈이다. 그래도 제법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간만에 듣는 바람에 나도 약간 움찍하며, 어이가 없기는 피차일반이라는 뉘앙스를 가득 담아 같이 웃었다. 

'지랄하고 있네.' 확실히 서른 살도 중반이 넘은 아들에게 할 소리는 아니다. 사전을 찾아보니 '지랄 : 마구 법석을 떨며 분별없이 하는 행동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라고 되어 있다. 아, 그렇구나. 서른도 중반을 넘은 미혼 남성이 김장을 하는 것은 분별이 없는 행동이구나... 요즘이라면 '분별'보다는 '개념'이라는 말을 사용하겠지. 그렇다면 나는 개념이 없는 놈이라는 말이구나. (한숨) 이전부터 그런 놈이 아닐까 짐작은 하고 있었는데...

그제야 비로소 '내가 무슨 짓을 하려는 건가' 싶어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했지만, 결론적으로 말하면 김치를 담그는 동안, 그리고 제 손으로 담근 김치를 와삭와삭 씹어 먹는 내내 상당히 즐거웠다. 그 현장을 잠깐 볼짝시면-,



오글오글 모여서 시시껄렁한 농담을 서로에게 던지며, 마늘을 다지고 배추에 물기를 짜고 김치소를 치덕치덕 바르는 일은 여러 가지 깨달음도 주었다. 혹시 김치를 싫어하시는 분이라면 한 번쯤 직접 담가보면 어떨까 조심스럽게 권해 본다. 치유의 기능도 있다니까.



김치 냉장고도 아닌 마당에 냉장고가 전부 김치 일색. 덕분에 올 겨울 김치 걱정은 덜었다. 그날 교정하랴 김장하랴 고생하신 독자분들에게 진지하게 감사드린다. ohu3si 님이 제안하신 대로, 한 포기는 베란다에 쟁여두고 잘익으면 김치두루치기 김치찜 김치전 이벤트도 해볼까 생각중이다. 연말 즈음이면 적당히 익지 않을라나.

덧) 연말 송년회를 기대해 주셔요. 물론 김치전은 당신들이 와서 해야겠지만.
  


동료 박신양 편집장이 아프다.
많이 아프다.
배를 째야 한단다.

담낭 절제라니 그게 뭔지는 잘 모르겠으나,
상상만으로도 얼마나 아플까 싶어서 기분이 오싹한데,
실제로 당하면 오죽 아프랴.

모쪼록 잘 이겨내고
무사히 복귀할 수 있기를.
고사리 같은 두 손을 모아 기도합니다.



덧)
편집장님, 그동안 고생 많았으니 이번 기회에 푹 쉬어.
산적해 있는 일들은 막내랑 내가 죄다 할 테니 걱정 말고.
야~ 유 차장, 이따 짜장면 시켜라, 오늘 야근이다.



 


키무키만만수’라는 밴드가 있다. 몇 번을 들어도 도무지 웃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가사를 그에 뒤지지 않는 난해하고 어처구니없는 사운드로 전달하는 여성 2인조(‘무키무키’와 ‘만만수’) 밴드다. 2011년 5월 처음 세상에 나온 그들은 ‘두리반’에서 공연했고 2차 희망버스가 부산에 집결했을 때도 모습을 보였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 3차 희망버스 현장에도 나타났는데, 넘치는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하는 그들의 목소리는 여전히 변함없었지만 위상은 훌쩍 달라진 듯했다. 그 목소리에 열광하는 희망버스의 ‘승객’들은, (내가 언제 어리둥절해했던가 싶게) 가히 폭발적이었고, 곳곳에서 가사를 따라 부르는 이들로 인해 현장은 난리가 났다.

이번 3차 희망버스 때 얻을 수 있었던 몇 가지 소득(난생 처음 바닷바람을 맞으며 하늘을 지붕 삼아 잠들 수 있었던 것-무슨 대학생도 아닌 마당에 말이지, 김진숙 지도를 멀리서나마 마주할 수 있었다는 것 등) 가운데 가장 근사했던 걸 하나만 꼽으라면, 약간 주저한 후에 무키무키만만수의 공연을 라이브로 감상할 수 있었다는 것을 들겠다.

아울러 아래 공연에는 3차 희망버스의 분위기가 집약돼 있다. 궁금하시면 한 번 감상해 보시길. 월요일 아침부터 신나는 기분이 들 테니. 물론 라이브에 비할 바는 결코 아니지만. 



덧) 이번 출판인 희망버스에 타신 모든 선후배들에게 감사를. 조직하고 보살피느라 노심초사(말 그대로 노심초사)한 창비의 동료에게 특히 고마움을 전한다. 아, 물론 내내 옆을 지켜준 은행나무의 동료와 든든하게 머리와 배를 채워준 변정수 선생, 개념없이 통닭을 튀겨온 (반반 무마니, 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지, 암) 열화당 동료에게도. 

 



 


전을 지날 즈음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빗방울이 제법 굵다. 여분의 신발을 챙겨오지 않은 걸 뒤늦게 후회했다. 휴게소에 들렀을 때 샌들을 하나 샀다. 통가죽으로 만들어서 튼튼하기 때문에 이만오천 원이란다. 부산에 도착한 시각이 늦은 일곱 시. 육천 원짜리 백반을 먹고 서둘러 부산역 광장으로 향했다. 빗줄기는 시간이 지날수록 거세졌다. 다들 비옷을 입고 우산을 받쳐 들었다. 변정수 선생이 입은 비옷이 유난히 촌스럽게 보여 슬쩍 농을 했더니 몇 년 전에 공짜로 장만한 거라며 아이처럼 낄낄거린다.


광장은 만원이었다. 부모와 손잡고 온 아이들도 여럿 눈에 띄었다. 우리가 갔을 때 3호선 버터플라이의 공연이 막 시작된 참이었다. 송경동 시인의 시 낭송, 노래를 찾는 사람들의 공연이 이어졌다. 마지막으로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을 부를 때는 서로의 어깨를 걸고 합창했다. "가다 못 가면 쉬었다 가자~"라는 노래말이 새삼 가슴을 쳤다. 속옷까지 다 젖은 상태로 음악에 맞춰 리듬을 타고 있노라니 기분이 묘했다.

행진이 시작되었다. 비는 사정을 봐주지 않았다. 우산을 들고 있는 게 무의미하게 느껴져 접기로 했다. 여분으로 싸들고 온 옷가지가 무사하기를 바라며 비옷도 가방 위에 덧댔다. 집에 돌아가면 좀더 그럴듯한 비옷을 장만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행렬은 꾸물꾸물 앞으로 나아갔다. 부산역을 빠져나가는 데만 몇십 분이 걸렸다. 애당초 대오가 흐트러져 있던 터라 부산역을 출입하는 시민들을 위한 길은 확보되지 않았다. 몇몇은 시위대에게 짜증을 냈다.

거리로 나서니 인근 상가와 식당에 있던 사람들이 창밖으로 목을 내놓고 있다. 반대쪽 차선에서는 우회로를 확보하지 못한 차량들이 꼬리를 물고 늘어 서서 차창 왼쪽을 멀건히 쳐다보았다. 너희들이 길을 막아서 화가 났단 말이야-라는 눈빛과, 이 빗속에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누군가를 위해 모였다니 신기해-라는 시선이 짬뽕져 어우러져, 토끼가 자라의 등에 업혀 용궁으로 가는 장면이라도 구경하는 듯한 표정이었다.

담배 생각이 나서 대오를 빠져나와 우산을 폈다. 라이터가 젖었는지 불이 붙지 않았다. 길가에 서서 구경하던 사람에게 불이 있냐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급히 주머니를 뒤지던 그가 깜빡 하고 간을 두고 왔다는 듯한 얼굴로 미안하다고 했다. 마침 그 옆에서 담배를 피우던 사람에게 불을 빌릴 수 있었다. 한 대를 다 피우는 동안에도 행렬은 꾸준히 앞으로 나아갔다. 느리긴 했지만 멈추지 않았다.


행렬은 영도 조선소를 1킬로쯤 앞두고 더이상 나아가지 못했다. 멀리 무장한 경찰병력과 차벽이 보였다. 이윽고 경고 방송이 시작되었다. 선두는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다. 권총에서 내뿜는 최루액은 시위대의 얼굴에 집중되었다. 최루액을 정면으로 맞은 시위대의 눈 씻을 물을 찾는 비명 소리가 들렸다. 뒤에서 앞으로 물병이 전달되었다. 크고작은 물병들이 끊이지 않고 앞쪽으로 앞쪽으로 향했지만 턱없이 모자랐다.

http://www.plogtv.net/55

여성 한 명이 내가 있는 쪽으로 손을 내저으며 비칠비칠 걸어왔다. 눈을 뜨지 못했고 입에서는 오열이 튀어나왔다. 1.5리터들이 물 한 병을 몽땅 쏟아부어 눈을 씻어 주었건만 속수무책이었다. 억누른 울음소리가 이 사이에서 뭉개진다. 그녀는 몇몇 시위대의 부축을 받아 뒤쪽으로 옮겨졌다. 주변에서 와 하는 수상한 함성 소리가 들렸다. 살수차 위로 완전무장한 경찰 병력 대여섯이 올라왔고 시위대를 향해 조준하는 중이었다. 정적과 함께 긴장이 흘렀다.

어린이와 여성, 노약자를 뒤쪽으로 대피시켰다. 행렬의 선두 쪽에 있었던 우리 일행도 몇몇만 남고 나머지는 뒤로 이동하기로 했다. 역사비평사의 동료가 내 옆으로 슬쩍 다가와서 나에게 뒤쪽으로 가라고 했을 때 순간적으로 아까 오열하던 여성이 머릿속에서 오버랩되었다. 한순간도 망설이지 않고 후미로 도망했다. 콘택트렌즈를 끼고 있는 사람이 최루액을 맞으면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빗방울이 잦아들었다. 여러 차례 경고 방송이 이어졌다. 바보 같은 놈들이 바보 같은 말을 하면서도 위세만큼은 등등하다. 새벽 세 시 무렵이었다. 갑자기 엄청난 양의 최루액이 시위대를 향해 날아들었다. 대치 상황 초반에 뿌리던 정도의 규모가 아니라 시위대를 온통 집어삼킬 것 같은 기세였다. 사람들은 당황했다. 다행히 우왕좌왕하진 않았다. 다들 "천천히"를 외치며 조금씩 퇴각해서 100미터가량 밀려났다. 선두가 물러난 자리는 경찰 병력으로 채워졌다. 

지루한 대치가 시작되었다. 사람들이 널브러졌고 일부는 대오를 이탈하여 주변 골목으로 흩어졌다. 허기를 달래기 위한 주먹밥이 준비되었지만 배를 채우기엔 어림도 없었다. 이때를 기점으로 시위대는 눈에 띄게 활기를 잃어갔다. 축축한 옷이 몸에서 발산되는 열기에 데워져 비릿한 냄새를 풍겼다. 입김에 심지 불이 꺼진 사방등처럼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집행부가 활기찬 음악과 춤으로 흥을 돋웠지만 쏟아지는 졸음 앞에서는 무력했다.


끝까지 지친 모습 하나 보이지 않던 뜨인돌 출판사의 동료를 첫차에 태워 보내고 나는 골목 어귀 정육점 앞 인도에 비옷을 깔고 드러누웠다. 깜빡 잠이 들었다. 눈을 뜨니 아침이었다. 언제 그랬느냐는 듯 하늘은 맑게 개어 있었다. 본부 차량 앞으로 길게 늘어선 줄이 보였다. 배식을 위해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밥과 김치와 국을 그릇 하나에 받아 먹었다. 다 먹은 일회용 숟가락과 그릇은 그 자리에서 씻어 다음 사람을 위해 반납했다. 

허기가 사라지자 정신이 좀 들었다. 인근에 있는 홈플러스에 가서 세수를 했다. 머리도 감았다. 벗은 옷에서 역한 냄새가 올라왔다. 여분의 옷은 젖지 않았다. 갈아입었다. 시위 현장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화장실로 몰려왔다. 청소를 하시는 아주머니가 잠시 화장실을 들여다보다가 밖으로 나갔다. 무전기를 손에 든 정장 차림의 남자가 들어왔다. 세면을 하면 안 된다고 했다. 몸을 씻던 사람들은 조용히 자리를 피했다.


변정수 선생으로부터 문자가 왔다. 아홉 시쯤이었다. "어디 계세요 배식중입니다". 일행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갔다. 선생은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 배를 곯을까 봐 하나하나 확인해서 문자를 보내고 있었다. 다들 부지런히 밥을 먹었다. 나는 그 옆에 멍하니 앉아 있었다. 땀이 쏟아진다. 해가 쨍쨍했다. 누군가 "차라리 비가 계속 내리는 게 나을 것 같아"라고 농담처럼 말했다. 바닥에서 열기와 습한 기운이 올라왔다.

마음산책의 동료가 본부차량에 다녀와서 분위기를 전해주었다. 강경하다고 했다. 김진숙 지도를 만나기 전까지 계속 이대로 진을 치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기자회견을 통해 본부의 입장이 다시금 전해졌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아무래도 어려울 것 같았다. 한번 기세를 잃은 사람들은, 억지로 쓴 약을 먹었지만 쓰다고 말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참고 있는 것처럼 괴로워 보이는 얼굴이었다.


맥락을 잃은 생각들이 머리속을 헤매고 다녔다. 나는 왜 여기에 왔지? 몰랐으면 모르되 알고도 가만있자니 불편해서 왔다.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내 마음 편하자고 온 거다. 편하자고 온 건데 와보니 더 암담했다. 몸이 불편한 건 참을 수 있겠다. 실제로 밤을 세며 다들 잘 참아 왔다. 하지만 참고 또 참아도 무엇 하나 달라지지 않는다. 가장 답답한 것은 이 일이 언제가 되면 끝날지 전혀 짐작조차 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잘못한 사람은 누구이고, 잘못하지 않은 사람은 누구일까. 너무 뻔한 질문처럼 보이는데 방송은 짐짓 모르는 척 시치미를 떼고 있다.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아홉 시 뉴스를 보았다. 길고긴 장마처럼 이어지던 여러 기사 끝에 별책부록 같은 분량으로 끼워진 한진 시위 보도를 보며, 우리는 피식 웃었다. 집으로 돌아와 시사매거진을 봤을 때는 허탈했다. 아아 씨발 뭐 이래. 

이럴수록 의지가 불타야 할 것 같은데, 솔직히 다음에 또 갈 엄두가 안 나네. 의지박약이다.


덧) 
1. 다들 고생하셨지만, 마음산책 동료와 역사비평사 동료가 특히 궃은 일을 도맡아 하며 앞장서서 애써 주셨다. 고마움을 전한다. 인사회를 다시 보았다. 

2. 밤새 뜨인돌 동료가 꿋꿋하게 옆을 지켜주어 든든했다. 먹을 거 안 가져왔다고 투덜거리긴 했지만. 그럼 지가 좀 가져오지.  

3. 부산 영도에 도착했을 때부터 새벽까지 지인들이 안부 전화와 문자를 보내주셨다. 외로워서 울 뻔했다가 덕분에 울지 않았다. 아마 연락주시면서도 예상하셨을 텐데 저야 원래 무사안일주의를 제1의 원칙으로 살아가는 사람이기 때문에 털끝 하나 다치지 않았습니다(그렇다고 뭐 그게 딱히 자랑은 아니지만). 숭렬이 형, 윤 선배, 영희 씨, 모두 고맙습니다. 

4. 샌달이 통가죽으로 만들어서 튼튼하다매? 집에 와서 보니 본드가 다 떨어져 나가 뒤쪽 끈이 끊어질 지경이다. 살짝 힘만 줘서 걸어도 못 신을 판이지만 내가 무리하게 도망가다가 그리 된 걸로 생각하고, 참겠어. 


   



그 하나.

북스피어에 꽤 커다란 상자가 도착했습니다.
뭐지? 하고 봤더니, 보내신 분이 얼마 전 방명록에 글을 남겨주신 독자분 닉네임이네요.
아니, 왜 또 이런 걸 보내시고 그런대. 죄송하게스리. 모다, 모다, 하며 뽀스락뽀스락 상자를 열어봤습니다.

거대한 무언가가 신문지와 비닐에 칭칭 감겨 들어 있네요. 그러고 보니 상자에 취급 주의 스티커도 붙어 있었더랬죠. 꽁꽁 싸맨 포장을 열심히 벗기기 시작했습니다. 비닐 포장을 풀면 그 안에 신문지가, 신문지를 벗겨 내면 그 안에 비닐 포장이, 비닐 포장을 뜯어내면 그 안에 신문지가, 신문지를 찢었더니 그 안에 또 신문지가... 아무래도 사람 머리라도 하나 들어 있나 보다 하는 두려움에 떨면서 한 열 겹쯤 되는 포장을 벗기고 벗기고 벗기고 또 벗겼는데요.


....!!
독자분들의 항상 센스에는 감탄하는 바이지만, 이건 상상도 해본 적 없고 지금까지 경험해본 적도 없는 새로운 컬쳐 쇼크.

...바로, 그날 도착한 선물입니다.






........?!?!?!
 

농산물을 선물로 받아본 건 처음이에요, 꺄아~ 포장을 다 뜯고 나서 직원들 전부 다 으허허허허허허허 한참을 웃었답니다.

언니분을 시골로 보내서 할머니 댁 농사일도 돕고 밭에서 이것저것 캐고 뽑아 오라고 시켜서(ㅋㅋ) 저희한테 보내주셨다네요. 그렇잖아도 혼자 사시는 사장님 냉장고가 호화로워졌지 뭡니까.
신선한 부추는 마케팅을 맡고 계시는 새하늘 님이 가져가셨어요. 비도 왔는데 부추전을 해 드셨으려나요.
자두는 사무실에서 야금야금 간식으로 먹어 치워 버렸습니다. 감자는 주말의 양식이 될 듯합니다.
마늘은 회사 베란다에서 잠시 몸을 누이고 있답니다.

잉여언니 님!
멋진 농산물들 감사히 받았습니다. 잘 먹었습니다~ (+ 잘 먹겠습니다~)
이 포스팅을 보시면 비밀 댓글로 성함이랑 주소, 연락처 한 번 쏴주시어요. 꼭,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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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둘.

요즘 블로그 포스팅은 사장님(정문금추)이 거의 전담하고 계시는데요.
(kreige)가 늘어난 일에 아직 적응을 못한 탓도 있고, 귀찮은 탓도 있고(;; ), 왠지 사장님이 블로그 운영을 무척 즐거워하시는 듯하야 양보해 드리려는 것도 있고(큼큼) 그렇습니다.
그런데 백만 년 만에 포스팅을 직접 쓰게 만든 바로 이 두 번째 선물.

사무실에는 이런저런 일로 택배나 우편이 많이 옵니다. 택배를 받는 일은 아무래도 막내님이 하시기 마련인데, 택배를 받은 막내님이 왠지 어버어버 하시는 겁니다. 그러더니 뭔가를 사무실로 들고 오셨는데...




봉투 안을 들여다보니...



.....!!!!

게다가, 심지어 카드에는!!




꺅!
꽃 선물, 그것도 회사로 배달되어 온 커다란 꽃다발(화분)이라니요. 우왕..

솔직히 고백하자면 카드를 열기까지 그 짧은 시간동안 온갖 추측이 난무했다지요. 저한테 돈 빌려가신 분이라도 있나, 사실 닉네임을 착각하신 게 아닐까 등등... 정말 심각하게 고민했습니다. 사장님은 어디 숨겨 놓은 좋은 사람이라도 있냐며 추궁하시질 않나.


다행히도(?) 저 꽃의 정체는
지난 주 독자 교정 겸 엠티에 오셨던 타래과 님께서 엠티에 가지 못한 저를 위해 보내주신 멋진 선물이었습니다.


노여워하지 않았어요ㅠㅠ 부러워했을 뿐이에요ㅠㅠ

타래과 님은 엠티에서도 엄청난 은혜를 베풀어 주셨다고 들었는데, 저한테까지 이렇게 신경 써주셔서 그저 감동했을 따름입니다! 선물을 받을 게 아니라 저희가 뭔가 더 해 드렸어야 하는데 말이죠...
꽃 정말정말 예뻐요♡ 사무실 책상에 곱게 놓아 두었답니다. 엠티에 가지 못했던 슬픔이 싹~


<미인>은 어제 필름을 넘겼고, 모종의 무언가를 더 준비하고 있답니다.
다음 주쯤이면 책이 나올 거라 예상하고 있으니, '꽃보다 아름다운 <미인>' 기대해주세요!

타래과 님, 감사합니다~








- krei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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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나다를까, 우려하던 일이.
택배가 또 왔다.
어제, 20시 06분에.

그만 보내라고 했을 텐데.
진짜. 정말. 완전.
이쯤되면 막 가자는 거지.

게다가 보낸 이 주소도 없다.
연락처도 없고 이름도 없다.
다만 메시지뿐.



향기고 나발이고 부담감이 훅 몰려왔다.
그래도 뭔가 싶어서 열어는 봤어.
하얀 상자가 나온다.


조그맣게 'premium tea'라고 적혀 있다.
마시는 차인 모양이다.
고급스러운 포장 안의 내용물을 보니,


아아 예뻐라.
이런 거 첨 봤다.
신기할 따름이다.

그런데,

이런 포스팅 자꾸 보시려니 여러분도 짜증나시죠?
저도 안 올리려고 했거든요, 진짜.
근데 주소도 없고 전화번호도 없고 이름도 없고.

보내지 말라고 했건만 어쨌든 왔으니 받았다는 얘기는 해야겠는데
받았다는 얘길할 방법이 없잖아요, 방법이. 
그러니 또 올리는 수밖에.

티 상자와 함께 이런 게 있더군요.
'너무 잘하지 않아도 괜찮아.'
이 문구가 묘하게 가슴을 칩디다.



초장부터 너무 성대하게 은근을 떨어서 미안했던 기분이
조금쯤 따스해지며 안정되더군요. 
파도에 떠내려갈 뻔한 배의 키를 가까스로 다잡아 원래의 진로로 돌려놓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역시 아직 석연치 않은 마음이 남아 있습니다.
이것만은 마음이 그런 것이니 어쩔 도리가 없어요.
 
헤이,
거기 당신,
보고 있나요?

아래 댓글로 이메일 주소 하나 주십시오.
따질 건 좀 따지고 넘어가지요.
그게 도리 아니겠습니까.


덧)
너무 잘하지 않아도 괜찮아...
그래요, 남은 2011년은 이런 자세로 살아보겠습니다.
고마워요.






난 토요일,
강남 교보와 영풍문고 찍고 도서전 들렀다가 코엑스 서울문고에 다녀왔습니다.
신간이 나온 주 주말에는 주로 오프라인 서점을 돕니다. 
진열이 잘 돼 있는지 살펴보고 그주까지의 판매량도 체크하지요.

아침 먹고 나갔다가 사무실에는 저녁 무렵에 복귀하였습니다. 
택배가 몇 개 왔으니 찾아가라고 수위 아저씨가 인터폰을 하시더군요.
부랴부랴 내려가 보았습니다. 
제일 처음 눈에 들어온 박스에 이렇게 적혀 있었어요.




북스피어 6살(케빈은 열두 살이 갑자기 떠오르더라는).
다들 정말 보내주셨네.
아이 부담스러워라. 한편으로 궁금해.
하나하나 뜯어 보았습니다.



 

대전에서 유명한 '성심당'이라는 빵집에서 구입하셨다는데,
상자 안에 푹죽과 'HAPPY HIRTHDAY 6' 초가 들어 있었습니다.
불을 붙여 찍어 보니 멋지네요. 
저 뒤에 보이는 카드도 굉장히 근사했어요.

 


클릭하면 커집니다 클릭하면 커집니다

 

세이초, 반다인, 가다라의 돼지, 슈퍼히어로, 퍼언 연대기 드래곤, 두개골...까지는 알겠는데
'마술쇼를 하는 분'과 "귀찮은데 지들끼리 놀라고 하면 안 될까?"라고 대사를 치신 분은 누군지 도통.
그 외에 저희가 또 놓친 게 있나요? 가르침을 부탁드립니다.
그림도 대사도, 보면서 다들 홀랑 뒤집어졌어요ㅎㅎ.

그림의 제목은 <북사고파 이벤트 회사의 특급 프로젝트 회의>입니다.
고마워요, 정아 님.


지영 님이 <러브 액츄얼리 한정판 DVD 박스셋>을 보내주셨어요.
이 영화는, 제가 매년 크리스마스에는 반드시 관람하고
<노팅힐>과 더불어 케이블에서 해줄 때마다 입 벌리고 쳐다보는 영환데, 대관절 어찌 아시고.
오늘 밤 진지하게 다시 감상해야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지영 님.
앞으로 열심히 사랑하며 살라는 뜻으로 알겠습니다.


처음에 이건 뭔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저희 편집장님이 화들짝 놀라더니, "록시땅이닷!" 하고 소리치더군요.
"록시땅? 그게 뭔데?" "(상당히 한심한 눈으로 저를 쳐다보며) 아니, 이걸 모르세요? 엄청 유명한 핸드크림인데..."
속으로 '핸드크림이 유명해 봤자지'라고 생각했는데, 좀 찾아보니 그게 아니더군요.
 
깨끗하게 살라는 가르침으로 받겠사와요.
감사합니다, 승혜 님.



편지도 한 통 왔어요.
제목은 <북스피어 보아라>입니다.
심히 건방졌고요 ㅎㅎ 아이디어는 쫌 참신했습니다. (가르친 보람이 있다, 박수- 짝짝짝).
내용을 요약해 볼짝시면,


거하게 밥을 한 번 산다는 얘기 같죠?
다음 미미 여사 신간이 7월에 나오니까 그 전에.
6월 말까지는 신간 준비로 저희가 꼼짝마라여서 7월 초쯤이 어떨까 싶긴 해.
그 무렵이면 박기영 자매님 시험도 끝날 텐데 함 모셔 볼까요?

고맙습니다, 기원 님.
근데 괜찮으시겠습니까? 정말루? 저희 되게 비싼 거 먹을 건데 .... 후회하실 텐데.
 
컨셉 잡고 아이디어 짜고 그림 그리고 글씨 쓰고 프린트 하고 구입하고 포장하고 보내시느라, 상당히 고생들 많으셨습니다. 지난 주 북콘서트 행사와 7월에 출간할 미미 여사 신간 준비 때문에 경황이 없어서 6주년을 그냥 넘길 수밖에 없는 와중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쉽기 짝이 없어서 장난 한번 쳐본 건데 다들 장난에 걸맞지 않은 선물들을 보내주셔서 상당히 부담스러웠습니다.

사실 이럴까 봐 지난 포스팅도 일부러 건방 떨면서 끼적인 거거든요. 
왕창 재수 없어 보이라고.
진지하게 적으면 다들 너무 진지하게 반응할까 봐.
완전 장난이었거든, 그래서, 흐음, 좀 미안타... 

이렇게 하십시다. 

선물 보내주신 분들께, 7월에 나올 미미 여사 신간부터 올 하반기에 북스피어가 출간하는 책을 전부싸그리몽땅 보내드리겠습니다. 서점에 깔리기도 전에 냅다 보낼게요. 일등으로. 상반기에는 이런저런 문제로 좀 뜸했는데 하반기에는 가열차게 나올 겁니다. 더구나 올 연말에는 정말이지 거한 컨셉의 어마어마한 분량의 책이 나올 예정이니까 기대하셔도 좋아요. 

편지와 택배 상자에 주소와 성함이 적혀 있긴 합니다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 향후 신간을 받으실 주소(우편번호도요)와 연락처, 성함을 다시 한 번만 알려주시겠어요?
아래 비밀댓글로요. 
그냥 사서 볼게요, 이따우 말씀은 하지 마시고요. 

편집부 A : 사람들 참, 나 같으면 귀찮아서 이런 거 못 보낼 텐데.
편집부 B : 그러게. 이상한 사람들 진짜 많아.
편집부 C : 나는 배고파서 성심당 빵이나 하나 먹어야겠어.

이런 대화를 나누긴 했지만, 모두에게 감사해요,
마포 김 사장 드림. 


덧) 
정말, 진짜, 완전 장난이었어요.
선물 못 보내서 미안해요... 이런 간증은 하지 않으셔도 무방해요(하지 말라는데 꼭 하는 사람이 있지).
절대 삐지지 않을게요. 지금도 충분히 해피하니까*^^*.   

  



마룬5 내한 공연에 다녀왔습니다!

안녕하세요. 북스피어의 막내 사원입니다^^
그냥 잡담 겸 후기라서 관심 없으시면 가볍게 패스해 주셔도 괜찮습니다ㅋ

어제 사장님 생일이었는데 저는 3시쯤에 퇴근을 했지요.
사장님의 파워 은총으로 이런 일이 가능했던 겁니다!ㅋ
사장님 생일 축하드려요. 하루 지났지만요^^ㅋㅋ  (어제도 한 번 말씀드리긴 했어요ㅋ)

그렇게 바람같이 퇴근해서 달려간 올림픽 체조 경기장!
사실 예상보다 지하철이 너무 역에 빨리 도착해서, 좀 여유 있게 갔어도 괜찮았어요;

공연은 비록 혼자 보러갔지만,
정말 정말 환상적으로 재밌게 즐기다 왔습니다!

며칠 전부터 엄청 긴장되고 떨렸거든요ㅋ 전 일개 팬일 뿐인데 말이죠ㅋㅋ 더군다나 공연 관계자도 아닌데ㅋㅋ
제 개인 생활이 긴장과 망상 때문에 엉망이 됐어요!
문득 제가 좋아하는 오아시스의 노래 중에 당신의 인생을 록밴드에 내맡기지 말라고 했던 가사가 떠오르기도 하네요=_=

하지만 마룬5 공연을 보고 다시 한번 사랑에 빠진 느낌이에요ㅋㅋ
공연 내내 쉬지 않고 야광봉을 흔들어도 팔이 하나도 힘들지 않았어요!
'I won't go home without you'의 후렴구에서는 완전 진심을 담아 불렀어요. 집에 안 가ㅋ
특히 'Sweetest goodbye'를 부를 때는 진짜 감수성이 폭발해서 머리가 멍해지고 몸이 떨릴 정도였습니다ㅎㅎ

공연이 끝난 후부터 지금까지 계속 넋이 반쯤 나간 상태입니다. 너무 아쉽고, 다시 그들의 공연이 미칠 정도로 보고 싶어서요.
한 50번은 봐야 만족할 것 같은데 말이죠-_-; 앞으로 이 상실감을 어찌 이겨내야 할지......

어쨌든 이 글의 결론은...... 태그에 써 놨어요ㅋ

공연 끝나고 찍었습니다ㅋㅋ  


'십자수 미스터리'가 여전히 미궁 속에 빠져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밤맛 만쥬'와 '누네띠네' 미스터리.
연타로 이어지는 미스터리어스한 소포들이라...
이 또한 미스터리 소설을 출간하는 출판사의 운명인가.

뭐 보시는 분들에 따라서는
어우 쟤들 너무 자랑질하는 하는 거 아니야, 
이런 생각을 하실 가능성도 상당히 농후하나,
에이 뭘 또 그렇게까지, 그냥 훈훈한 미담 정도로 생각하시면 되지(물론 우리만 훈훈하다). 

여튼, 
졸음 쏟아지던 봄날 오후에,
별안간 찾아든, 화들짝 놀랄 만한 소포.
대관절 그게 무엇인지 볼짝시면,



밤맛 만쥬와 누네띠네 되겠다.
박스째 배달되었다(가만히 바라보고만 있어도 당뇨가 올 것 같아, 라는 건 농담농담).
두 박스 까득, 포장은 크고 상당히 와일드했달까.
박스의 겉면에는(코오 이런 센스 또한 상당히 목가적), 




저기 근데 광주의 독자님,
혹시,
밤맛 만쥬와 누네띠네는,
대왕 주식회사라는 곳에서 만드는 겁니까?
 

덧)
에이 자꾸 이런 거 보내고 그러신다,
부담시럽게.
뭐 먹을 거니까 잘 먹긴 하겠습니다만.
근데 저걸 누가 다 먹누.

누가 다 먹긴.
독자교정하면서 드시라고 했으니 독자교정하시는 분들이 다 드셔야지.
여튼, 고맙.
아아 진짜 열심히 살아야겠어, 장난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