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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죽어도 안 고쳐지면 하는 수 없지 (12) 2009/02/24
다이도지 케이의 사건 수첩  다이도지 케이의 사건 수첩 - 9점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권영주 옮김/시작


책읽기 추천 장소&시간대 : 빠른음식점이나 OO다방 구석에 앉아 30분 넘게 지각하는 친구를 기다리며.

이게 그러니까 경찰 소설…은 아니고, 탐정 소설…이라긴 좀 그렇고, 차라리 재난(봉변?) 소설이라고 말하고 싶어집니다. 남들 등살에 떠밀려 경찰이 되었던 다이도지 케이란 남자가 17년간 근무했던 경찰을 그만두고 책을 하나 씁니다. 바로 첫 번째 에피소드 제목이자 이 책의 원제이기도 한 『죽어도 안 고쳐져』라는 책입니다. 얼간이 범죄자에 대한 실화를 엮은 책입지요.

그 책(과 후속작 『죽여도 안 죽어』)을 쓴 후 책에 등장하는 범죄자들의 잇단 도전(!)을 받게 되는 불운(?)한 사나이 다이도지의 에피소드를 담고 있는 책인데(자세한 사항은 서지 정보를 보시라) 각 에피소드 사이에 다이도지가 경찰을 그만두기 전 마지막으로 담당했던 사건의 전모가 삽입되어 있습니다. 이 사건과 에피소드의 등장인물이 미묘하게 교차하는 부분이 또 하나의 매력입니다.

앞서 이야기한 책읽기 추천 장소가 매우 가볍습니다만, 그렇다고 킬링 타임용 책이란 건 아닙니다.
생각하면 왠만큼 사망률도 있고, 뒷맛이 찝찝하기도 하고, 다이도지란 남자의 지난 삶 자체가 눈물이 앞을 가리는데도 이 책이 이렇게 가볍고 잘 읽히는 건 아마도 호탕한 문장, 나아가 다이도지 케이라는 캐릭터의 유쾌함 때문이겠지요.
자신은 굉장히 무기력하다는 듯이 말하지만, 사실 다이도지는 어느 탐정 부럽지 않은 명석함과 어느 범죄자(?) 부럽지 않은 기민하고 치밀한 계획성을 가진 남자…라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이런 갭이 소시민적이라(!?) 귀엽습니다.

띨띨한 범인들(자신들은 모두 치밀하다고 자부함)이며, 하나 같이 성격 있는 주변 인물들이 톡톡 튀어서 시트콤을 몰아서 보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하는데요. 수목드라마는 안 챙겨 봐도 시트콤은 챙겨 본다는 모씨에겐 룰루랄라할 책이었습죠. 안 그래도 겨울(미묘한 환절기?)이라 푸석푸석 건조한 마음에 수분 크림으로 힘을 준 느낌입니다.


흠흠. 어쨌거나 지각한 친구가 헐레벌떡 오는 모습이 보이면 책을 덮고 조용히 다가가 실수인 척 책 모서리로 때려 줍시다, 훗.


작품과는 상관없는 사족)미도리의 책장 라인업은 하나 같이 기대작인데, 그중 가장 기다리고 있는 건 역시 우로보로스 시리즈입니다! 우옷! 일어판을 사 놓은지 어언 3년, 읽을 생각은 좀처럼 없...한국어가 그리운걸요!

-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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