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오북 후기가 늦었다. 무리한 분량을 소화하려 했던 탓에 막상 녹음을 마치고 보니 편집하는 데 시간이 꽤 오래 걸렸다. 그 사이 북스피어의 신간 『이제 지구는 누가 지키지?』의 마감이 있었다. 500페이지가 넘는 책을 마감하느라 똥 누고 바지 올릴 틈도 없었다...까지야 아니었지만, 아무래도 여유가 없었던 건 사실이다. 어쩔 수 없이 며칠간 블로그를 방치하고 말았다. 송구하다.

이번 『하루살이』 오디오북 만들기 프로젝트에 대해 총평하자면, 과정은 썩 유쾌했으나(지난 6년여의 북스피어 이벤트 역사를 통틀어 이렇게 밑도 끝도 없이 미친놈처럼 웃다가 지치기도 처음) 결과는 전반적으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애당초 나는 지난 번 『마성의 아이』 오디오북의 확장판 정도를 기대했다. 서툴고 어딘가 어설프지만 들으면서 낄낄거릴 수 있는 딱 그 수준. 다만 이번에는 우리끼리 하는 게 아니라 독자들과 더불어 낄낄거려 보자, 하는 정도.

대본 리딩과 배역 분담. 일단은... 상당히 진지하다.


헌데 이게 웬일인가. 이번에 모인 독자 멤버들은 완전히 ‘선수’들이었던 거다. 그들은 근사한 목소리와 출중한 연기력으로 녹음하는 내내 좌중을 압도했다. 나 같은 손발 오글거림 전문 배우는 얼굴을 들 수도 없을 지경이었다. 우리(라 함은 나 같은 손발 오글거림 전문 배우, 프라이버시는 존중하자는 차원에서 실명을 거론하지는 않는다)는 당연히 기가 죽을 수밖에.

연출가 선생님과 저쪽에 찌그러져 있는 사장님

하지만 이 대목에서 미모와 관록을 겸비한 연출가의 원 포인트 레슨이 빛을 발한다. 그는 우리가 생전 듣도 보도 못한 신묘한 방법으로 우리 안에 내재되어 있던 연기혼을 끌어내 주었다. 덕분에 나를 포함한 손발 오글거림 전문 배우들도 당당히 한몫을 했다. 결코 과장이 아니다. 당장이라도 들어보면 아시겠지만.

실전을 방불케 하는 혹독한 연기 수업

그 결과,
오디오북의 퀄리티가 수직 상승하고 말았다.
아아 망했어, 망했어. 이렇게 잘 하면 어떡해.
이제 두 번 다시 오디오북 녹음 따위 안 할 거야.

어쨌든, 들어보시라.
파일 용량 때문에 음질을 약간 낮췄으니 가급적 이어폰을 끼고 들으시길 권한다.
고화질의 원본 파일과 동영상은 어디 공간을 빌려 올리고 공지하겠다.
(뭐 그런 걸 원하신다면 말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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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살이 오디오 북 1편




하루살이 오디오 북 2편




하루살이 오디오 북 3편




하루살이 오디오 북 4편




하루살이 오디오 북 번외편




하루살이 오디오 북 역자후기




해당 페이지와 등장인물은 다음과 같다.

연출_이진숙

1편_하루살이 상권 102p-111p(권민정, 장여정, 이승준)
2편_하루살이 상권 219p-230p(권영빈, 김홍민, 유온누리, 이소희)
3편_하루살이 하권 75p-89p(최원택, 홍용준, 이승준, 권민정, 유온누리, 권영빈)
4편_하루살이 하권 371p-372p(유온누리, 이승준, 권영빈, 김홍민)
역자후기(이소희)
번외편_(권민정, 권영빈, 이승준)

덧) 세 시간가량 진행된 본방 작업이 끝나자 다들 ‘뭔가 아쉬운데 하나 더 녹음하죠?’라며 자발적으로 번외편까지 녹음하고 말았다(나는 고만 좀 하자고 그랬거든!). 이진숙 연출가 선생님을 비롯하여 발군의 연기력을 보여준 권민정, 권영빈, 장여정, 이승준, 최원택, 이소희 님 모두 고생 많으셨다. 반쯤 농담처럼 얘기했지만 얼마나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아시리라 믿는다. 이 빚은 언젠가 밥이나 술로 갚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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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교정에 오실 분들에게는 연락드렸습니다. 더 많이 모시고 싶지만 책상이 없어요. 그리고 이번에는 지방독자분과 한 번도 독자교정에 참여하지 않으신 분께 연락을 드렸습니다. 다른 분들, 너무 서운해 하지 마시고요. 내년에도 계속 합니다, 독자교정. 잘 아시잖아요?

대신이라고 하기에는 좀 그렇지만 독자교정 신청하셨는데 연락을 못 받으신 분은 송년회에 참석해 주십시오. 특별히 참석을 허하도록 하지요ㅎㅎ. 자 그럼, 18일에 봅시다.   



전에 제가 어느 분 댓글에 댓글을 달면서 ‘송년회를 할 수 있을지 없을지 잘 모르겠다’라고 했었지요. 『하루살이』 일정이 급해서 중간에 시간이 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이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며칠 후에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일(=『하루살이』) 때문에 놀이(=송년회 및 교고쿠도 회동)를 포기하는 것은 북스피어 정신에 어긋난다.

일은 일대로 하겠지만 일에 치여서 놀지 않을 수는 없다. 하여, 제 맘대로 날을 잡았습니다. 18일 토요일입니다. 놉시다, 이날. 일단 지난번에 교고쿠도 회동에 와주십사 했던 분들, 참석 가능 여부를 댓글로 달아주세요. 당일 늦은 6시부터 놀도록 하겠습니다. 딱 6시에 맞춰 오실 필요는 없고 형편에 따라 6시 이후에 적당히 와 주세요(사람이 차례차례 도착할 때마다 새로운 음식이 하나둘 늘어난다).

아래 댓글을 다실 때 가지고 오실 음식(통큰치킨 이런 거는 부디 재고해 주시고요)을 함께 적어주시면 저희가 거기에 맞게 알코올류와 기타 다과를 세팅하도록 하지요. 다른 분들이 가져오실 음식을 미리 알면 재미없으니까 비밀댓글로 달아둔다면 참으로 센스 있는 당신이세요. 이날 김소연 선생님도 (웃는 이에몬의 후속작 엿보는 고헤이지 번역으로 바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석하신답니다.

아울러,

올해 마지막이 될 독자교정 공지입니다. 미미 여사님의 신간 『하루살이』예요. 『얼간이』에 이어, 얼치기 무사와 천재 미소년 콤비가 활약합니다. 더 이상의 내용은 말씀드리지 않아도 될 테지만 이번 작품에서 특히 발군의 활약을 보이는 꽃미남 유미노스케에 대한 재미있는 묘사가 있기에 살짝 인용해 봅니다.

유미노스케는 족히 열을 헤아리는 동안 새하얀 무명천을 감은 오케이의 발등을 빤히 쳐다보았다. 꼭 홀딱 반한 듯한 모습이다. 그런데 그 홀딱 반한 듯한 얼굴이 또한 홀딱 반할 법한 미소년이다. 오케이는 생전 이렇게 예쁜 얼굴을 본 적이 없다. 미모가 영 심상치가 않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아름다움’의 총량이 정해져 있다면 이 아이는 ‘아름다움’을 과점했음이 분명하다. 지나칠 정도로 독차지한 나머지 다 써먹지도 못하고 그냥 줄줄 흘려버리고 있다. 이렇게까지 예쁠 필요가 있을까. 그것도 사내아이가. 사실 유미노스케는 빼어난 미소년이라서 어떤 미녀라도 그 옆에서는 쳐져 보인다. 헤이시로의 아내는 이렇게 평한다. “남자든 여자든 지나친 미모는 본인 몸을 망칩니다. 하지만 유미노스케의 미모는 본인은 물론이고 남들까지 망치게 할 수 있어요.” _『하루살이』 중에서


뭐 그렇답니다. 바람직한 외모를 소유한 이 소년의 활약을 기대해 주시길.

독자교정은 18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합니다. 시간상 상권 분량만 보실 수 있을 듯. 각자 점심을 드시고 북스피어 사무실로 오후 2시까지 오시면 되고요. 단, 6시 이후부터 송년회에 참석 가능하신 분들만 신청해 주셨으면(이번에는 발표하고 확인하고 통보하고 하면 시간이 빠듯하니까, 독자교정 지원하시는 분들도 비밀댓글로 성함과 연락처를 남겨주세요. 바로 알려드릴게요) 합니다. 간혹 독자교정만 하시고 바람처럼 가시는 분들도 계신데, 아아 놀지도 않고 가시는 거 이거 상당히 곤란합니다.

독자교정을 하시는 분들은 임무 수행을 위해 오시는 거니까 따로 음식을 준비해 오실 필요는 없습니다. 굳이 가져오시겠다면 딱히 말리지는 않겠지만. 자, 이렇게 저렇게 많은 분을 모시려다 보니 좁은 사무실이 꽤 북적거릴 것 같습니다. 그렇더라도 좀 좁게 앉아서 놀면 되지 않겠는가 하고 생각해 봅니다. 그렇지요? 아참. 북스피어 막내가 오늘, 첫 출근 했습니다 ㅎㅎ.


덧) 마침 작업이 끝난 『하루살이』 표지 디자인입니다. 원작 자체가 두 권이긴 한데 그래도 어떻게든 한 권으로 합쳐보려고 싸워봤으나 중과부적(따져봤더니 한 권으로 합쳤다가는 제본비만 일반 제본비의 세 배가 나올 것 같더군요!). 어쩔 수 없이 두 권으로 냅니다. 헤아려 주시길.

 







“뭐야, 옆집의 독신 여성이라는 게―.”
“맞아. 특수 관계인이야.”
나는 대답했다. <마루사의 여자>라는 영화를 보며 이 말을 가르쳐 준 사람도 삼촌이다. 세무서에서는 ‘정부’를 이렇게 표현하는 모양이다.
- <우리 이웃의 범죄> 중




<마루사의 여자>는 1987년 개봉한 영화로, 마루사(국세청 사찰부-우리나라로 치면 감사부서쯤)에서 근무하는 여성 조사관 이타쿠라 료코가 폭력단과 정치 세력 등에 맞서 한 러브호텔의 경영자를 탈세로 적발하기까지의 내용을 유쾌하고도 시니컬하게 그린 영화입니다. 영화가 굉장한 인기를 얻은 탓에 게임으로 만들어지기까지 했습니다.
여주인공이 수사를 해나가는 과정이나, 세무서 조사관으로 일하다가 국세청에 발탁되면서 동료들과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에서 여주인공의 인간적인 모습이 잘 드러납니다. 그뿐만 아니라 악역으로 나오는 호텔 경영자 곤도 또한, 내용상으로는 악당이지만 자식을 깊이 사랑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이는 등 인간미 있는 인물로 그려집니다. 

1988년에는 속편 <마루사의 여자 2>도 개봉했는데요. 속편은 내용이 복잡하고 권선징악이 아닌, 거대 악(조직)이 승리하는 현실을 암시하는 결말 탓에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게다가 속편의 악역은 전편의 악역에 비해 인간미가 없이 냉정하고 비정한 악역이라,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았다고 하네요. 속편의 스토리는 오히려 요즘 개봉했다면 더 좋은 평가를 얻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마루사의 여자> 예고편. 최대한 덜 19금스러운 걸로 찾아왔어요;;;

여담이지만, <마루사의 여자>의 영화 감독은 이타미 주조라는 멀티 탤런트로 일본 영화계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하는데요. (배우, 영화 감독, CM 감독, 다큐멘터리 감독 및 에세이스트 등등) 1997년에 추문에 휩싸이자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겠다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했습니다. 그러나 정황을 살펴보면 자살을 택한 이유와 상황이 맞지 않을뿐더러 주변 인물들 역시 자살할 리 없는 사람이라고 입을 모아 말하며 경찰 조사 결과에 의문을 표했습니다. 아직도 확실히 밝혀지지는 않았다고 하네요.
2007년 에히메 현에 이타미 주조 기념관이 세워지고, 2008년에는 이타미 주조 상이 창설되기도 했습니다.
작가 오에 겐자부로와는 오랜 친구이자 처남매부 관계. 이타미 주조가 죽었을 때 오에 겐자부로는 큰 충격을 받았는데, 그 결과물로 나온 작품이 바로 <체인지링>입니다.


아 참, '마루사'는 원서에는 マルサ라고 되어 있지만 マル査라고도 쓰는데요. 국세청 사찰부(査察部) 마크가 동그라미로 둘러싸여 있어서, 마루(동그라미)+사(사찰부)라는 애칭 같은 은어로 변했다고 하네요. 왠지 귀여운 애칭 같아요.


- krei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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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론에 들어가기 전에 잠깐, 주제 불문 이벤트 당첨자를 발표했습니다. > 여기



10월 8일(금)부터 10일(일)까지 덕수궁에서 2010 서울 북 페스티벌이 열립니다.
와우북에 이어 북스피어는 이번에도 참여하는데요. 다들 놀러 와주세요!

이번 페스티벌에도 마찬가지로 따끈따끈한 신간을 들고 갑니다.
온라인 서점에는 다음 주 초에 등록될 예정이니, 누구보다 먼저 신간을 쥐고 싶으신 분들은 이번 주에 덕수궁에서 뵈어요.


이번 신간은 자그마치 미야베 미유키 여사님의 데뷔작이 실린 단편집 <우리 이웃의 범죄>입니다!!!

<우리 이웃의 범죄>는 여사님이 27살에 쓴 단편으로, 원고를 처음 본 편집부는 모두 심히 분개했습니다. "지금 이게 데뷔작이란 말인가요 그것도 고작 문예교실 하나 다니고 나서 이 정도로 사람 눈길을 끄는 단편을 데뷔작이라고 내놓으시면 다른 작가 지망생들은 어쩌란 말인가요!!" 하고 말이죠.
이 단편집은 놀랍게도, 아직도 '나만의 미야베 미유키 베스트' 같은 설문조사를 할 때면 꼬박 순위권에 드는 책이랍니다. 이건 이 단편집이 완성도도 높다는 뜻일 뿐만 아니라, 미야베 미유키라는 놀라운 (그 당시에는)신인 작가의 탄생이 사람들에게 그만큼 충격을 주었다는 말이겠지요?

개인적으로 저는 <우리 이웃의 범죄>도 좋았지만, <선인장 꽃>이라는 단편이 정말 좋았습니다. 결말에서는 그만 울어버렸지 뭡니까. 제 인생에 남을 단편 중 한 편이라 당당히 꼽을 수 있어요.


행사는 금~일 사흘 모두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입니다.
북돋움 책길 (덕수궁 진입로)에 여러 출판사 부스가 있을 텐데요.
북스피어는 18번 부스입니다.

누르면 커집니다.

와우북에서도 그랬듯이, 이번 서울 북 페스티벌에도 북스피어는 따끈한 신간과 함께 새책이나 다름없는 반품 도서들을 들고 나갑니다.
시간이 안 맞아서 와우북에 못 오셨거나 늦게 오셔서 반품 도서를 놓치신 분들, 이번 서울 북페를 노려보세요. 짜잔-

물론 도서전 외에도 책과 관련된 여러 행사를 하고요. (홈페이지 참조)
도서전은 오후 6시까지지만 덕수궁은 9시까지 개방한다고 하니, 오랜만에 가족이나 연인이나 친구의 손을 붙잡고 놀러 오셔서 부스도 한번 둘러보시고 책 관련 행사들도 보시고 고궁도 구경하시면서 충실한 주말을 보내시는 겁니다!


p.s
서울 북 페스티벌 홈페이지에서 사전 등록을 하시면 무료 입장이 가능합니다!
(그냥 오시면 입장료가 1,000원)
홈페이지에서 왼쪽 하단에 '축제 참여하기'를 누르고 사전 등록을 하세요~

p.s 2
사전 등록과는 별개로, 덕수궁을 비롯한 고궁에 한복을 입고 오시면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렇잖아도 제가 요즘 괜히 한복을 보면 마음 설레는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요. 예쁜 한복을 차려입고 오시면 제 맘대로 (소소하게나마) 뭔가를 챙겨 드릴지도 모르...지요? (수줍)


p.s 3
지금 신간 <우리 이웃의 범죄>가 인쇄소에서 돌아가고 있는데요.
어쩌면 금요일 오후에 책이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되면 금요일 행사 때는 신간이 매대에 없을 거예요.
혹시 신간 <우리 이웃의 범죄>를 구입하기 위해 덕수궁으로 오실 분들은, 금요일보다는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방문해주세요~


- krei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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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금요일부터 일요일, 9월 10일부터 12일까지 홍대 주차장 거리에서 서울 와우북 페스티벌이 열립니다.
다들 오실거죠오오오?

북스피어는 이번 와우북에 신간 <지하도의 비>를 들고 나갑니다. 미야베 미유키 여사님 작품으로, 미스터리와 호러, SF(?)까지 어우르는 7편 7색의 매력적인 단편집이지요. 예에~☆
지금 열심히 인쇄소에서 만들어지고 있는데, 날짜를 대강 계산해 보면 아마 와우북에서 제일 먼저 만나보실 수 있을 거예요.

제작하는 동안 신간을 살짝 맛보여 드리는 것이 또 이 연재의 묘미 아니겠습니까?







“좋아하는 곡이야.”
아사코는 귀를 기울였다. 음악이 흘렀다. 영어로 된 노래다. 뜻을 파악하기까지 조금 시간이 걸렸다.
Who’s that boy
I need a quick identification
Who’s that boy
Here I go again
─ Tell me what’s his name
“들어 본 적 없어?”
“음악에는 별로 흥미가 없어서요.”
“그래. 유감이네.”

- <지하도의 비> 중



본문에 등장하는 '영어로 된 노래'의 곡명은 <Who’s that boy>입니다. 스웨덴 출신 가수 리사 닐슨이 1989년 발표한 곡을 마쓰다 세이코가 다시 불러 1990년에 미국 한정 발매 싱글로 발표한 곡인데요. 지하도의 비에 등장하는 노래는 당연히 마쓰다 세이코(SEIKO) 버전이지요.
마쓰다 세이코는 일본의 1980년대를 대표하는 여성 아이돌 가수였다가 90년대에 들어 작사, 작곡, 앨범 프로듀스까지 도맡아 하기 시작하면서 싱어송라이터로서 인정받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배우 및 광고 모델로도 이름을 날렸지요. 청순하면서도 섹시한 매력이 있는 외모에, 아이돌에서 시작해서 싱어송라이터이자 실업가로서 자립해가는 모습으로 남성팬은 물론 수많은 여성팬을 거느린, 그야말로 당시 시대의 아이콘과도 같은 연예인입니다.

<Who’s that boy>는 그동안 힘든 사랑에 지쳐 더 이상은 사랑 따위 하고 싶지 않아, 라고 생각하는 여자가 한 남자를 보고 그 남자만은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내용입니다.
왜 이런 내용의 노래가 단편 안에 들어가 있을까요? 
이 노래와 <지하도의 비>의 내용이 어떻게 어울리는지 기대해주세요!



왠지 완선이 언니가 생각이 나는 스타일

<동경 바빌론>이라는 만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이 노래를 반가워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주인공인 스메라기 스바루의 이미지 송으로 쓰였거든요.

아래는 리사 닐슨 버전의 <Who’s that boy>입니다. 세이코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네요.


 




음악 문제도 있다. 동생은 동생 전용의 라디오카세트로 록을 듣는다. 나는 내 미니컴포넌트로 좋아하는 뉴뮤직이나 때로는 클래식에도 귀를 기울인다. 나와 동생은 음악 취향이 전혀 다른데 듣고 싶은 시간대만은 똑같았다. 하는 수 없이 나는 때때로 워크맨을 썼다(하지만 헤드폰으로 머릿속만 울리는 게 아니라 몸 전체를 부드러운 음악으로 감싸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는 겐지와 맞서 음량을 키우며 버틴다. 설령 결과적으로 카라얀의 콘서트 회장 객석에서 근육소녀대가 라이브를 하는 것처럼 들리더라도 누나에게는 누나의 의지가 있으니까).
- <안녕, 기리하라 씨> 중



근육소녀대, 이름 한번 해괴한 이 그룹은 당연하게도(?!?!) 남성들로만 이루어져 있는 일본 인디 록밴드입니다.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후반까지 활동했고 과격하고 괴상한 가사와 음악으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골수팬도 상당히 많다고 하네요. 

이 그룹은 조금 다른 이유로도 이름이 알려져 있는데요.
하나는 우리나라에도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는 일본 애니메이션 <에반게리온>의 히로인 '아야나미 레이'라는 캐릭터 때문입니다. 아야나미 레이는 붕대를 감고 있는 독특한 외모를 한 소녀인데요, 바로 이 근육소녀대의 노래 중 <어디에라도 갈 수 있는 우표>라는 곡의 가사에서 콘셉트를 잡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그 당시 큰 인기를 끈 특정 밴드를 노골적으로 폄하하고 비난한 행동 및 가사 때문입니다. 심지어 어떤 노래에서는 노골적으로 그 밴드의 리더를 비꼬기도 했지요. 


 


그룹의 보컬인 오오즈키 겐지는 최근 애니메이션의 오프닝, 엔딩곡을 가끔 부르곤 하는데요. 그중에는 <안녕さよなら, 절망선생>이라는 일본 애니메이션이 있습니다. 마침 이 근육소녀대가 (잠깐) 등장한 단편 제목도 <안녕さよなら, 기리하라 씨>. 작은 우연이지만 왠지 재미있지 않나요?

그나저나, 이 연재글을 쓰려고 근육소녀대의 노래 몇 개를 들어봤는데, 확실히 과격하고 독특하네요;;; 음악이 좋다 나쁘다는 취향의 문제지만, 제 옆방에서 동생이 이런 곡을 크게 틀어댄다면 당장 달려가서 ↓↘→↓↘→ + P.....


- krei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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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하면 실물이 나온 다음에 자랑질을 하려고 참고 있었지만 와우북이 당장 담주로 다가왔고, 이런 정보는 미리 알려드려야 한 분이라도 더 방문해 주시리라 생각하여 대공개!!

일단 말씀드린 대로 와우북에 맞춰 미야베 여사님의 신간 <지하도의 비>가 출간되옵니다.



책이야 뭐, 온라인 서점에서 주문하면 되지 않겠느냐는 분들, 이걸 보시고도 그런 말씀을 하실 수 있을까요? 으흐흐 와우북을 위해 새로 제작한 쇼핑백입니다.

(클릭하시면 큰 사진으로 보실 수 있어요)

이 알흠다운 자태를 보시고도 아직 갈지 말지 결정하지 못하시겠다고요? 여기, 결정타를 받으십시오. 북스피어 와우북 비장의 무기, 미야베월드 제2막 책갈피 6종 세트입니다.

(위쪽이 책갈피 앞면, 아래쪽이 뒷면. 클릭하시면 큰 사진으로 보실 수 있어요)

올해 쇼핑백과 책갈피 콘셉은 미야베 월드 제2막, 에도 시대입니다. 책갈피는 그냥 디자인만 봐도 멋지지만, 우키요에 그림 부분을 유리로 입힌 듯한 두툼한 종이 질감을 직접 느낀다면 북스피어 부스에 들르시지 않고는 못 배기실 거예요. 게다가 책갈피 가운데 일부에는 알라딘에서 사용할 수 있는 쿠폰 번호까지 들어 있다는 스아~실! 과연 여러분은 이것들을 모두 받으실 수 있을까요? 와우북 한정 물량이라 이번 기회를 놓치면 구하실 수 없슴닷. (단호)

-虎-

안녕하세요!
6월의 첫날, 새로 시작하는 연재, 'kreige의 서브 이벤트'입니다.
이벤트는 이벤트이나 그동안 북스피어가 해왔던 그런 이벤트는 아닐지니.. (!!)

서브 이벤트란 게임, 특히 주 스토리가 있는 RPG에서 사용하는 용어(?)인데요.
본 이야기를 진행하기 위해 필수로 봐야 하는 메인 이벤트(주요 사건)와는 반대로, 보지 않아도 게임의 본 줄거리를 즐기는 데는 문제가 없는 이벤트(사건)를 말합니다. 대부분 특정 조건을 충족시켜야 발생하기 때문에 모르고 넘어갈 수도 있고(이 경우 대부분 줄거리를 이해하는 데에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이야기 진행을 중단하고 일부러 찾아가면서 해야 하는 경우도 많은데요. 그런 만큼 게임에 재미를 더해주고, 소소한 즐거움을 주기도 합니다.
주로 등장인물의 과거사, 이야기 내 세계관에 관련된 이야기, 등장인물들을 망가뜨리며 재미를 주는 오락 요소, 혹은 시리즈의 다른 작품을 겪어본 사람만 알 수 있는 작은 이스터 에그 같은 것들이랄까요.

제가 연재하려는 내용도 대강 이런 것들입니다.
북스피어의 책에 나오는 무언가를 수박 겉핥기로;; 잡다하게 다루는 코너인데요. 몰라도 책을 즐기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지만, 알고 나서 책을 읽을 때 아, 이게 그거구나~ 하는 소소한 즐거움을 드릴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달까요.


사설이 길었습니다.

첫 번째 서브 이벤트는
북스피어의 신간 <얼간이>에 등장하는 간식거리입니다.
첫 연재로 하필 이런 내용을 고른 것은 절대로 교정을 보는 동안 쏟아지는 주전부리 폭탄에 괴로워하며 먹고 싶어서 방바닥을 굴러다녔기 때문은 아닙니다. (..........)





1. 조메이지 벚꽃떡

“갈까.”
고헤이지에게 이르자 그가 말했다.
“조메이지 벚꽃떡을 살까요?”
헤이시로는 흠칫 놀랐다. 이놈도 눈치가 여간 아니군.

벚꽃이 피면 벚꽃떡~ 일본의 봄이라고 하면 역시 벚꽃인데요. 봄의 상징인 그 벚꽃의 이름을 가진 떡입니다.
벚꽃떡에는 두 종류가 있습니다.


출처 : 위키피디아

하나는 도묘지 벚꽃떡. 가미가타풍 벚꽃떡이라고도 하는데, 일반적으로 이쪽이 더 많이 알려졌다고 합니다. 관서 지방에서 주로 만들어 먹는 벚꽃떡이에요.
떡 자체가 벚꽃처럼 분홍빛입니다. 벚꽃떡이라는 이름에는 이쪽이 좀 더 잘 어울리는 듯도 하네요. 안에는 단팥이 들어 있고, 찹쌀가루로 만들어서 쫀득쫀득합니다.


얼간이에 등장하는 조메이지 벚꽃떡은 이렇습니다.

  
출처 : 위키피디아

에도풍 벚꽃떡이라고도 하며, 관동 지방에서 주로 먹습니다. 이쪽은 떡이 분홍빛인 건 아니고, 얇게 편 밀가루 반죽에 팥소를 싸서 찐 후, 소금에 절인 벚나무 잎으로 감쌌습니다. 요즘은 벚꽃떡이라는 이름에 맞춰 저 밀가루 반죽을 분홍색으로 물들이기도 하는 모양입니다.
팥의 단맛과 이파리의 짭짤하고 씁쓸한 맛이 잘 어울린다고 하는데, 무슨 맛일까요. 



2. 우구이스떡

이런 생각을 하면서 핫초보리의 자택 툇마루에서 선물로 들어온 우구이스떡을 우물거리며 먹고 있었다. 그때 방금 떡을 가져온 하녀가 다시 와서 심부름꾼이 왔다고 고한다.

 
출처 : 池乃端屋

짠- 벚꽃떡과 더불어 봄을 기념하는 우구이스떡입니다. 색깔만 봐도 왜 봄을 기념해 만드는 떡인지 알 수 있네요.
우구이스란 일본어로 휘파람새라는 뜻입니다. 푸르대콩(청대콩)으로 만든 가루는 자연스러운 녹색을 띠고 있어서, 일본에서는 푸르대콩가루를 우구이스 가루라고 부르는데요. 그 가루를 겉에 뿌립니다. 그러다 보니 떡도 예쁜 녹색이 되지요. 안에는 팥이나 하얀 앙금이 들어 있습니다.
앞뒤를 뾰족하게 다듬고 장식을 붙여서 아예 휘파람새 모양으로 만들어서 팔기도 한다네요. 그런 건 역시 머리부터 먹어야죠, 단숨에 숨통을 끊....



3. 시라타마

“시원한 시라타마를 만들어 봤어요. 너도 많이 먹어. 당신도 시라타마 좋아하죠?”

      
출처 : 茶菓工房たろう                     출처 : netprice

시라타마란 찹쌀로 만든 (하얀) 경단을 말합니다.
이 하얀 경단을 꿀이나 설탕 시럽에 살짝 담갔다가 먹기도 하고, 단팥죽에 넣어 먹기도 하고, 과일이나 채소를 곁들여서 화채처럼 먹기도 하는 등, 여러 방법으로 즐겨 먹는데요. 시리얼처럼 우유나 요구르트에 넣어 먹기도 한다고 하네요. 찹쌀 경단을 어떻게 꾸며서 먹느냐 하는 차이인지라, 가게나 지역마다 특색 있게 응용해서 먹는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팥죽에 새알을 넣어 먹듯이 일본에서도 단팥죽에 하얀 경단(시라타마)를 넣어서 먹는데, 시라타마젠자라고 합니다. (젠자는 단팥죽이라는 뜻)



4. 물양갱

헤이시로는 물양갱을 먹으며 소년의 이야기를 들었다. 다 듣고 나서는 감탄하고 말았다.

商品写真
출처 : 榮太樓
 
일반적인 양갱이 약간 뻑뻑한 데 비해, 물기를 많게 해서 촉촉한 양갱입니다. 시원하게 해서 먹는 여름의 별미 중 하나!
이렇게 일반 양갱이랑 비슷하게 생긴 것도 있고, 푸딩처럼 떠먹을 수 있게 만든 것도 있습니다. 꾸미는 걸 좋아하는 일본답게, 푸딩처럼 생긴 물양갱은 꽤 화려한 것도 많네요. 양갱과 마찬가지로 물양갱도 팥뿐 아니라 녹차 양갱이니 단호박 양갱이니 하는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시원하고 촉촉한 물양갱과 따뜻한 차 한 잔, 그리고 밤하늘에 가득한 별을 (모기에 뜯겨가며) 즐기는 시골 밤이 확 떠오르는 간식입니다.
아, 저는 양갱이 정말 좋아요.  



5. 칡묵

“대신 내가 못 맞히면 길모퉁이 미요시 상회로 가서 거기 아줌마가 교토에서 배워 왔다는 맛있기로 소문난 칡묵을 한턱내마. 어떠냐?”


출처 : 위키피디아

구즈키리라고 부르는 간식입니다. 이것은 묵 국수?(....)
칡가루를 물로 반죽해서 익힌 다음에 우동 면발처럼 잘라서 꿀이나 설탕 시럽에 찍어서 먹습니다.(왼쪽 작은 그릇에 담긴 것이 찍어 먹을 꿀) 아예 면발을 냄비 요리로 해서 먹기도 한다고 하네요.
의외로(?) 인기 있는 간식으로, 즉석에서 국수 가락을 뽑아내서 먹을 수 있는 인스턴트 식품이 있기도 하고, 구즈키리 전문점도 있습니다. 일본에 가면 한번 먹어보고 싶네요.



6. 긴쓰바 과자

“가게에 한번 들르라고 합디다. 긴쓰바 과자가 맛있다면서. 싸게 주겠대요. 요전번에 고베 씨 댁에 인사하러 갈 때 사 들고 가 봤는데, 정말 맛있더구먼.”


출처 : 위키피디아

밀가루를 물에 개어 얇은 피를 만들고 모양을 빚어 놓은 팥을 감싼 다음 기름을 두르고 구워 만드는 과자입니다.
긴쓰바란 검에서 손잡이와 칼날 사이에 있는, 손이 날까지 올라가지 않게 막아 주는 날밑을 말합니다. 그 모양을 따서 동그랗게 만드는 모양이에요. 메이지 시대부터는 사각형의 긴쓰바 과자도 멀리 퍼졌다고 합니다.
쪄내거나 하는 다른 떡류와 달리 구워서 만드는 과자인지라, 만들 때는 주변에 단 향이 은은하게 퍼진다는데요. 제가 단팥을 좋아해서 그런지, 꼭 한번 먹어보고 싶네요. 사진에서도 보이지만, 겉에 살짝 노릇하게 구워진 부분이 정말 맛있어 보입니다. (꿀꺽)



이 외에도 곤약 산적에 감자 조림에 우무까지.
헤이시로 이 사람, 한 권 내내 먹기만 했나 봅니다....?



p.s
6월 2일 지방 선거,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신분증 꼭 챙겨 가세요.
내가 투표해야 하는 장소나, 후보들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싶다면 중앙선관위 홈페이지에서.

투표 용지를 사진으로 찍는 건 불법이지만, 내가 뽑을 후보 이름을 메모지에 정리해서 가져가서 보고 찍는 건 괜찮다고 합니다. 헷갈리지 않도록 적어 가셔도 됩니다.



- krei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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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흔들리는 바위>에 대한 멋진 포스팅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흔들리는 바위>는 <미미부쿠로>에 실린 이야기와 '겐로쿠 아코 사건'을, 미야베 미유키만의 독특하고 감성적인 시선으로 바라본 작품입니다.
작품의 마지막에는 이런 글이 실려 있는데요.

반슈 아코 시에 있는 아사노 가의 위패를 모신 가가쿠지 절에는 두 장이 한 쌍을 이루는 족자, <의사(義士) 출정의 그림>이 보존되어 있다.
가가쿠지의 4대 주지가 그린 이 족자는 이제 막 기라 저택을 습격하려는 마흔일곱 명의 무사들의 모습을 선명하게 그려낸 것이다. 정문을 맡은 스물세 명, 뒷문을 맡은 스물네 명 한 사람 한 사람의 복장에서부터 얼굴까지 멋지고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그러나 그 가운데 단 한 사람, 아코의 역사를 그리며 이곳을 찾아와 올려다보는 사람들 앞에, 몸을 뒤로 돌려 얼굴이 보이지 않는 의사가 있다.
(......)
물음에 대답하는 목소리는 없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는 다만 단호하게 이쪽을 향하고 있는 등을 바라보며 본디 영광스러워야 할 출정의 그림에 등을 돌린 모습으로 그려지기를 바랐던 아코 무사가 있었다는 사실을 아련하게 생각해 볼 뿐이다.

여기에 등장하는 '의사 출정의 그림'이 책에 실리지 않아 안타까워하신 분들이 상당히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사실 제가 그렇습니다;; 그러나 저런 그림을 책에 막 실을 수는 없다는 거...)

그래서(?) 북스피어의 독자 중 한 분이신 아테 님께서 쓰신 포스팅 <흔들리는 바위>로 시작하는 주신구라 작품들 이야기 입니다.
'의사 출정의 그림'도 찾아서 소개해주시고, <주신구라>를 다룬 작품들도 훌륭하게 정리를 해주셨어요. 이런 건 또 다 같이 공유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주신구라>의 내용뿐만 아니라 '겐로쿠 아코 사건'이 보통 어떤 식으로 해석되는지, 영화, 드라마, 만화 등 <주신구라>에서 파생된 작품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잘 소개되어 있어서, 재미있는 포스팅입니다.

'의사 출정의 그림'은 저도 처음 봤는데요. 저런 사소한(?) 부분을 발견(?)하고, 거기에서 <흔들리는 바위>라는 작품을 만들어낸 미미 여사님이 다시 한번 존경스러워지더군요. 작가는 남들과 같은 것을 보면서도 그 안에서 남들이 보지 못하는 부분을 봐야 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여사님이야말로 정말 딱 그런 분이신가 봅니다.

그러고 보면, 역사적인 어떤 사건이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어져 후대에 전해지고, 그 작품 덕에 다시 그 사건이 여러 면에서 계속 재해석되며 새로운 작품을 낳는다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지 않나요? 역사를 다루는 작품들이 언제나 사랑을 받는 데는 이런 이유도 있는 듯싶습니다.


- krei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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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쓰는 시대물은 전부 에도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음을, 미야베 미유키는 여러 차례 밝혔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지요. …저처럼 전문적으로 역사를 공부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자료가 많이 나와 있거든요….

실제로 에도 시대와 관련해서는 '여지껏 이런 자료가 남아 있단 말인가' 싶을 정도로 굉장한 것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미야베 작가의 시대물을 만들다 보면 편집자는 욕심을 부리고 싶어집니다.

아아 이런 내용이 책에 들어가면 텍스트가 훨씬 더 흥미로워질 텐데, 하면서 말이죠. 하지만 여건상 집어넣을 수 없는 게 부지기수입니다.

이규원 선생이 들려준 얘기에 따르면 에도 시대에 대한 미야베 씨의 지식은 상당한 경지에 이른 듯한데, 전문 역사가에게 원 포인트 레슨을 받았다거나 온다리쿠 씨와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서 관련된 공부도 하는 모양이더군요.

그러한 공부를 통해 미야베 미유키는 『혼조 후카가와의 기이한 이야기』(1991년), 『흔들리는 바위』(1993년), 『얼간이』와 『괴이』(2000년), 『메롱』(2002년), 『외딴집』(2005년) 등을 썼습니다(아직 출간 대기중인 에도물도 여럿 있고요).

이 작품들을 쭉 만들다 보니 미야베 씨가 굳이 에도시대에 집착하며 하고자 했던 이야기가 무엇인지 조금쯤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더군요. 물론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제가 생각한 바는 이렇습니다. 

우리들은 우리들이 알고 있는 아주 작은 상식이나 경험에 비추어 세상의 모든 일을 이해했다고 착각하기 때문에 조금만 상식에 벗어난 일이나 경험한 적이 없는 사건을 만나면 모두 입을 모아 저것 참 이상하다는 둥, 그것 참 기이하다는 둥 하면서 법석을 떨곤 합니다.

한줌도 안 되는 위정자들은 바로 이 대목에 착안해 진실을 은폐하려고 하지요. 하지만 무언가를 은폐하기란 결코 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단 한 사람의 비밀도 언젠가는 탄로 나게 되어 있고 두 사람, 세 사람, 눈과 귀가 늘어날수록 비밀은 새어나가기가 쉬워집니다. 

그렇게 새어나간 비밀의 대부분은, 이번에는 알고도 모르는 척하는 사람들 속에서 감추어져 갑니다. 더불어 알고도 모르는 척하기를 강요당합니다. 알고도 모르는 척하기를 강요하는 혹은 알고도 모르는 척하기를 강요당하는 사람들을 향해 미야베 미유키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내가 이 나이까지 살고서야 겨우 알게 된 것이 있다. 이 세상에는 진실을 알 수 없는 일이라곤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아무리 엄중하게 감추어져 있는 일들도 누군가 본 자가 있는 법이다. 어딘가에는 아는 사람이 있어, 올바르게 길을 더듬어 찾아낸다면 붙잡을 수 있는 법이다.

그러니 언젠가는 반드시, 전부 밝히도록 하자. 더 이상 아무도 비밀 때문에 괴롭히고 괴로워하지 않는 세상으로 만들자. 비밀 속에서 사람의 목숨이 사라지는 일이 없는 세상으로.

그렇게 맹세하고 있는 ‘누군가’가 여기에도, 저기에도, 곳곳에 있을 것이다.

...라고 말이죠. 이런 메시지가 절절하게 와닿는 이유는, 지금과 달리 그 시대에는 정보가 철처하게 차단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작품 속의 화자가 우리와 같은 장삼이사들이기 때문일 겁니다. 『얼간이』에 등장하는 ‘얼간이’ 무사 헤이시로가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  ☆  ☆

음, 서론이 너무 장황해져 버렸습니다. 본론입니다.

어디 에도 시대뿐이겠습니까. 한줌도 안 되는 위정자들의 농간으로 감추어진 진실 대신 거짓이 횡행하는 건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는 ‘오늘 우리 사회’도 마찬가지이리라 생각합니다.

헌데 문제는 그 농간이 전혀 그럴듯하지 않다는 겁니다.

도대체가 누구를 바보로 아는 건지 어쩐 건지, 대단히 ‘얼간이’스러운 농간으로 이 국면을 타개해보려고 애쓰는 세력들의 작태를 우리는 시시각각 목도하고 있습니다.

▶ 자, 여기서 미션 나갑니다. 쯧쯧, 정말 얼간이 같은 짓거리군, 하는 사례 하나를 열거하고 그에 대한 코멘트를 달아주세요.

바람직한 예.

얼마전 술자리에서 ‘인간어뢰’에 대한 얘기가 나온 적이 있어요. 그때까지 저는 ‘인간어뢰’가 디시인사이드의 어느 용자가 올린 패러디 작품인 줄 알고 있었거든요. 코오, 이렇게 재미있는 사진까지 덧붙이다니 정말 대박이군, 하며 감탄에 감탄을 거듭했었더랬습니다. 헌데 그 술자리에 있던 누군가가 아 글쎄 그게 자꾸 신문기사라고 우기는 겁니다. 처음에 저는 그가 심각하게 농담하는 줄 알았어요. 그렇잖습니까. 제아무리 00일보라도 그런 어처구니없는 기사――심지어 사진까지 첨부해서――를 마빡에 올릴 리가 있느냔 말입니다. 근데 끝까지 농담이 아니라는 거예요. 그래서 술자리가 파하자마자 한달음에 집으로 돌아와 인터넷을 검색해 보았죠.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정말 00일보 기사더라구요. 쯧쯧, 이다지도 얼간이 같은 기사라니. 기가 차서 아무 말도 안 나오더군요. 뭐 웃기긴 되게 웃기더라만. 

(관련기사 링크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4/22/2010042200155.html )

 

바람직하지 않은 예.

북스피어는 얼간이. (<-- 밑도 끝도 없이 당최 무슨 소린지 알 수 없는 경우, 혹은 취지는 이해하나 재미도 없고 의미도 없는 경우)



이벤트 기간은 지금 이 시간부터 6월 2일(화요일) 오전 6시까지로 하겠습니다. 재치와 시의성을 겸비한 댓글을 달아주신 독자 한 분께 도서상품권 10만원권 쏩니다.


간략정리.

이벤트 내용_쯧쯧, 정말 얼간이 같은 짓거리군, 하는 사례에 대한 열거와 그에 대한 코멘트(인용일 경우 관련 기사를 링크하거나 출처를 밝힐 것)

이벤트 기간_5월 17일~6월 2일 오전 6시

이벤트 상품_ 도서상품권 10만원권


아아, 부디 개 떼와 같은 기세로 참여해 주시길. ㅎㅎ

덧) 특정인물에 대한 인신공격성 비방은 곤란하옵니다. 그러한 댓글의 경우 사전 공지 없이 삭제될 수도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긴급!] 기록 님과 교정인 님과 Jacqueline 님(트윗으로 dm도 보냈어요! ㅎㅎ)은 얼릉 제 메일(joe@booksfear.com)로 성함, 주소, 연락처 보내주세요! 안 그러심 판권 페이지에 닉네임이 들어갑니다....on_ 다른 연락처가 없어 여기에 잠시 공지!


평일 저녁이라 많이 신청하지 않으실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주말보다 평일이 편하신 분들도 계신가 보네요. :-) 모두 아홉 분이 신청해 주셨고, 공정하게 사다리 타기(번호 결정도 사장님 포함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로 결정했습니닷.

증거 화면 ㅋㅋ


위에 보시다시피 Jacqueline 님(C세트 - 저지방칼슘우유 또는 커피우유 ; 근데 샌드위치 안 드시면 배고파서 어쩌남요?), 샤르르ㄹ 님(A세트), 이방인 님(오뎅탕을 뺀 A세트), 기록 님(음... 초식인을 위한 메뉴는 고민해 보겠슴다;;; 댓글로 달아주셔도 돼요!)은 2월 10일(내일!) 저녁에 오셔서 독자교정을 보시면 되겠슴다. 그나저나 다들 저녁은 제대로 안 드실 심산? on_ 시간은 대충 6시 이후면 되겠고, 너무 늦게만 오지 마세요~! 언제쯤 오실 수 있는지 댓글 달아주시면 센스쟁이♡로 임명.


덧. 아쉽지만 다른 분들은 다음 기회를! 미리 예고하자면 다음 작품인 나카지마 라모의 대작 <가다라의 돼지>는 무시무시한 "밤샘교정"을 실시할 예정인 것입니다아아아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