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와우북 행사는 참으로 파란만장했습니다. 예보가 있기는 했지만 정말 금요일부터 비가 그렇게 많이 올 줄은 몰랐습니다. 벌써 세 번째 하는 행사다 보니까 제법 준비하는 데도 익숙해져 있다고 생각했는데 날씨에는 방법이 없더라고요. 그저,
"비.... 비 따위에 질 줄 알아!! 어흑"
이럴 뿐이었습니다. 금요일은 정말 힘든 하루였습니다. 몇몇 '강한' 출판사들은 부스를 열었지만 대부분 철수해야 했고, 하루가 아니라 토요일과 일요일 행사까지 모두 취소될지도 몰랐으니까요. 게다가 파주에서 열린다는 책잔치는 아예 주말까지 싸그리 취소됐다는 소식이 들려오지 뭡니까. ㅠㅠㅠㅠㅠ
어쨌든 이렇게 물러설 수는 없다는 각오로 비가 내리더라도 토요일만은 강행을 하자고 다짐했습니다. 하늘도 무심하시지, 아침에 준비하기 위해 부스로 나가는 동안에도 비가 그치지를 않더라고요. 하지만 다행이랄까, 부스를 열기 시작하자 거짓말처럼 비가 그쳤습니다. 해도 잠시 반짝 모습을 보였고요. (그 뒤로 날은 여전히 꾸물거렸지만요) 그리하여 어렵사리 와우북 스타또!!!
사실 사진은 얼마 찍지도 못했습니다. 금요일 손님들이 토요일과 일요일에 몰려서인지 작년보다 훨씬 바쁘고 정신이 없었거든요. 특히나 토요일은 1시간 30분 동안 계산대 줄이 끊어지지 않은 적도 있습니다. 원래는 현장에서 트윗으로 와우북 중계를 하려고 했는데 아이폰을 꺼낼 틈도 없었으니까요. 네, 행복한 비명을 지른 토요일입니다. ^^
참, 여러분이 아이디어 내주신 현수막은 대인기였어요!! 지나가면서 킬킬거리는 것은 물론 들어와서 사진을 찍어가는 분들도 많았고, 현수막 때문에 들어와서 책을 사신 분도 꽤 계셨습니다. ^_____________^ 제가 슬쩍 검색해 보니 여기저기 현수막 사진이 보이더라구요. 우헤헤헷
테이블 위가 한산해진 모습이 보이시나요? 일요일에는 책이 거의 빠져서 "없어 못 팔 지경"이었답니다. 일요일도 작년보다 많은 분들이 오셨어요. 일요일이 되니까 날도 화창하게 개더라고요. 쳇.
이틀 동안 혼을 빼고 있었더니 후기가 별거 없네요. 하하;;; 행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와우북 북스피어 부스를 찾아주신 한 분 한 분을 다시 떠올리자니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여러분은 제가 마치 굉장한 편집자라도 되는 것처럼, 우리가 엄청 대단한 출판사라도 되는 양 착각하게 만듭니다.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전 그저 초보 편집자 딱지를 간신히 떼었을 뿐이고, 북스피어도 이제야 겨우 발걸음을 내딛고 특별히 어디에 기대지 않고도 스스로 걸을 수 있을 정도가 된 작은 출판사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여러분을 만나면 왠지 우쭐해져요. 뭐라도 엄청 큰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을, 의욕을, 자부심을 갖게 됩니다.
네, 여러분은 지독한 마약입니다. 와우북 이거 굉장히 지치고 고생스럽거든요. 그냥 책만 만들기도 힘든데 온갖 준비를 하고 신경 쓸 생각하면 짜증이 솟기도 해요. 근데 그 고생이 쫌 행복해요. 힘들만 하면 여러분들이 약을 쭉쭉 주입해 주시니까. 이제 더 이상 끊을 수 없는 상태가 되었으니 저희를 책임져야 하는 건 아시죠?
올해도 여러분 덕분에 행복했습니다. *꾸벅*
아래는 마약 가운데 '일부'입니다. 정신이 하나도 없는 통에, 오셨는데도 출석 체크 부탁도 못 드린 분도 계시고 온라인으로만 즉흥 신청을 받아서 몇몇 분밖에 등록하지 못했지만 많은 분들이 출석부/방명록에 글 남겨 주셨어요. 아래 사진으로 찍어 올립니다. 이분들 가운데 추첨해서 상품도 보내드릴 테니 곧 이어 올라올 "신간 출간 기념 독자 혹사 온라인 이벤트" 공지도 기대하시라. 호호호
-虎-
초큼 깁니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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