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오랫동안 블로그를 방치한 적이 없었는데……. 잠시 벽을 향해 반성해 본다. 최근 한 달여는 정말이지 어떻게 시간이 갔는지 모를 정도로 빠르게 지나갔다. 그렇더라도 다들 불평 한 마디 없이 잘 참아 주었다. 고마울 따름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얼른 글을 올리지 않으면 구워서 먹으리’와 같은 댓글들이 창동 기지에 늘어선 객차들마냥 줄줄이 이어졌었는데 말이지.
불모의 사막을 걷는 기분으로 겨우 작업을 마친 후 한숨 돌리고 나니 어느새 해가 바뀌고 설이 지나 있다. 하지만 만드는 작업이 끝났다고 해서 태평하게 날아다니는 까치를 바라보며 “아아 벌써 새해인가” 따위의 말이나 느긋하게 지껄이고 있을 수만은 없다. 이제 팔아야 할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이다. 보도자료를 쓰고, 서점 담당자를 만나고, 이벤트 계획을 짜고.
그런 와중에 노심초사 기다리던 작업 결과물이 나왔다. 기쁘다. 뭐 언제는 안 기쁜 적이 있었냐만 이번에는 유난히 기쁘다. 막 인쇄를 마친 작업물을 마주하고 있노라면 나는, 그게 어떤 형태가 됐든, 한 걸음 한 걸음 착실히 인생을 살아가고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건방지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이런 기쁨은 직접 겪어본 자가 아니면 잘 알 수 없으리라 생각한다.
헌데 어떤 결과물이기에 ‘유난히’라는 표현까지 사용했느냐, 이런 걸 좀 궁금해 해 주시기 바란다. 이삼 년쯤 전부터 꼭 한 번 만들어 보고 싶은 게 있었다. 일종의 타블로이드 신문 같은 건데, 그동안에는 이리저리 치이다 보니 도저히 시도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러던 차에 ‘세이초 월드’의 출간을 앞두고 마음을 다잡아 없는 시간을 쪼개가며 확 만들어 버린 것이다.
대관절 그게 무엇인고 하니―.
총 8면으로 구성돼 있고 주요 기사는 다음과 같다.
주요 기사
ㆍ다만 남들이 가는 길은 걷고 싶지 않았다_조원식(모비딕 편집주간)
<북스피어 신간 예고편>
ㆍ정력, 우리 사회에서 남자로 산다는 것_최내현(북스피어 공동 대표)
<엄청 안 팔린 구간 깔때기>
ㆍ그는 왜 쓰는가_박현정(전《DRAMATIQUE》편집장)
<인터뷰>
ㆍ"세이초 선생의 담당 편집자라면 《분게이슌주》의 후지이 야스에라는 제1인자가 있습니다”
_김경남(『D의 복합』번역자)
<박현주의 장르문학 읽기>
ㆍ한성 새벽의 저주, 『주시행육의 밤』_박현주(번역가)
<펜더의 장르문화 읽기>
ㆍGood Luck, 전투요정_이성주(군사 전문가)
<"원어에 충실"할 것인가 "번역어에 충실"할 것인가>
ㆍ의역, 직역, 직역주의_노승영(번역가)
ㆍ번역을 둘러싼 몇 가지 문제들_조영일(번역가)
ㆍ‘세이초 월드’ 출간의 변_김홍민(북스피어 대표)
이제 우리(라는 표현이 다소 모호하다만)에게도
‘제대로 된’ 장르문학 소식지가 생겼음을 공표하는 바이다...
...라는 건 웃자고 하는 소리고,
여튼, 바쁜 와중에 글을 보내준 박현주, 노승영, 펜더, 조영일, 박현정, 같이 기획한 모비딕 식구들, 북스피어 동료들, 특히 디자이너 홍지영 씨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요령이 생겼으니까 다음번에는 훨씬 더 잘 만들 수 있을 거예요, 틀림없이. 물론 이번에 발행한 결과물의 반응이 좋아야 다음도 있는 것이겠지만.
덧) 조만간 『D의 복합』(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김경남 옮김, 모비딕)과 『짐승의 길』(전 2권,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김소연 옮김, 북스피어)이 동시 출간 되면 다시 소식 전하겠습니다.
아참, 알리는 말씀.
짐승의 길 독자교정을 하던 날,
점심 시간에 맞춰 사무실로 대형 피자 두 판이 배달되어 왔습니다.
이런 센스 있는 자 같으니. 먹다가 낙오할 뻔. 누구 짓입니까. 얼른 자수합시다.
아울러,
올 한해 1년간 책을 받기로 하신 '낙천주의 님'은 속히 해당 블로그 아래에다가
비밀댓글로 주소, 이름, 연락처를 기재해 주십시오.
단, 우편번호를 적지 않으면 책은 가지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