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의 미스터리 기획 기사가 오늘 자 신문에 실렸습니다. 추리소설 전문가 다섯 명이 고른 열 권의 책(2010년 상반기 발표된 작품 가운데)입니다. 북스피어 책이 무려 두 권이나 포함! 저도 필자로 꼽사리 끼고 있지만 전 북스피어 책 고르지 않았어요!
 

각각의 서평과 함께 자세한 기사는 여기로. 10권 말고도 추가로 추천한 작품들도 확인하실 수 있어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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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네자와 호노부는 제가 좋아하는 작가입니다. 아니, 정확하게 얘기하면 좋아할 준비를 마친 작가라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한국에 출간된 작품은 네 작품인데 전부 다른 종류의 미스터리를 선보이고 있어 쉽게 작가의 색깔을 짐작할 수 없거든요.

사실 '소시민 시리즈'의 두 작품 <봄철 딸기 타르트 사건><여름철 트로피컬 파르페 사건>(이상 박승애 옮김, 노블마인, 2007)이 출간되었을 당시에는 라이트노벨도 아닌 청소년 문고도 아닌 요상한(?) 표지 덕분에 한참을 읽지 않았죠. 그러다 어찌어찌 읽게 되었는데 아 이게 제 입맛에 짝짝 들러붙지 뭐랍니까. 소개만 읽으면 발랄한 두 소년소녀 콤비의 평범한 코지 미스터리 같지만, 또 소개가 대충 맞긴 맞지만, '평범'하지는 않아요. 표지에 속아 읽지 않았으면 유쾌한 소설 하나를 잃을 뻔했죠.

그 뒤로 나온 <인사이트 밀>(최고은 옮김, 학산문화사, 2008)은 대놓고 본격 미스터리입니다. 게다가 밀실에서 실험을 벌이네요. 본격 미스터리를 읽은 독자라면 껌뻑 죽을 수밖에 없는 설정에 몰입도도 훌륭합니다.

최근에 나온 <덧없는 양들의 축연>(최고은옮김, 북홀릭, 2010)은 또 다릅니다. 미스터리 같긴 한데, 이 뭔가, 일본 문학에서 자주 보이는 '탐미적인 인물'이랄까, 그러면서도 으스스한 분위기에, 알 수 없는 음식과 책 이야기가 혼합되어 온다 리쿠와 스탠리 엘린과 이즈미 교카와 오츠 이치를 합친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세 작품 모두 아주 즐겁게 읽었습니다만 제가 좋아하는 요네자와 호노부는 '소시민 시리즈'의 요네자와 호노부입니다. 살짝 취향을 탈 것 같아 "모든 분께 강추!" 할 수는 없지만 혹시 저처럼 표지 때문에 읽지 않으셨다면 올여름 독서 목록에 꼭 올려두세요. 심지어 소시민 시리즈는 50% 할인 중! 전 가을편의 한국어판이 나오지 않을까 봐 혼자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이거 읽기 위해서라도 일본어 열공해야 겠어요.

즐거운 소식 중 하나는 기다리던 '고전부 시리즈'(오른쪽 사진은 검토용 원서)가 계약되어 한국어판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 제가 엄청 관심이 있어서 북스피어에서도 검토하긴 했는데 주저하는 사이에 다른 곳에서 계약했다고 하더라고요. 직접 만들지 못해 아쉽지만 독자로서 매우 기대하고 있습니다. (올해 안에 나오길!!)

이름도 입에서 샘물처럼 흐르지 않나요?
요♪네♪자♪와♩호♪노♪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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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나저나 다들 <아버지의 백 드롭> 이벤트를 잊고 계신 건 아니죠? 요즘 포스팅이 넘 과했나요? 오호호. (하지만 정작 댓글은 제대로 달지 못하고 있는 1인 on_)
많은 분들이 기다리시던 연재 다시 시작합니다. 원래 제가 하던 연재는 ‘장르 무작정 따라 읽기’였는데 책 한권 한권을 소개하는 게 더 나을 것 같아 일주일에 한 번(목요일), 장르 소설 한두 권씩, 신간 또는 제가 읽은 구간을 소개하는 ‘호야의 Read Or Die?’로 변경합니다. (제 블로그 이름이기도 하지요.)

연재 제목대로 읽지 않으면 죽을(만큼 후회할)지도 모르는 책들을 소개하고 싶은데, 서평이 아니라 단평 또는 책을 훑어본 짧은 감상+정보로 글을 채우려고 해요. 틈틈히 각종 장르 용어나 설정, 배경 등에 대해서도 말씀드릴 테니 ‘장르 무작정 따라 읽기’ 연재가 끝났다고 아쉬워하지 마세요. (혹시나 그런 분이 계시다면 말이죠 -_-;)

앞으로 연재될 내용에 대해 조금만 광고하자면-------

정문금추의 수원수구 :
원래의 연재를 이어 출판계의 각종 이슈와 생각할 거리를 주욱~ 이어갑니다.

* 새로 시작하는 두 연재 :
Kreige의 oooo (제목 미정) :
북스피어 책(주로 신간이 될 듯?)에 나오는 소소한 이야깃거리를 소재로, 알면 더 재밌고 몰라도 상관없는 잡다구리한 상식들을 중심으로 한 기획입니다.
K군의 말을 인용하자면, “예를 들면 <얼간이>의 경우 헤이시로가 계속해서 먹어대는 간식들이 어떤 것들인지 사진과 함께 소개~ <가다라의 돼지>라면 케냐의 도시들이나 거기 나오는 음식들, 혹은 이쓰미랑 오사무가 쫓기던 장면에서 라이브러리 룸에 있던 티비 프로그램들이라든가.” 라네요.

귀염곰돌의 XXXX (제목 미정) :
서점(또는 지하철?)에서 책을 읽는 사람을 만나 말을 거는 ‘무작정 미니 인터뷰’.
곰돌군은 누가 마케터 아니랄까봐, 독자를 찾아 말을 건네는 동시에 북스피어도 자연스레 소개하는 기획 아이디어를 짜냈습니다. 낯가림 많은 저라면 저얼대 할 수 없는 기획이죠;;; 서점에 자주 가시는 분들, “최강희 닮은” 아가씨가 접근하면 긴장하지 마시고 재밌게 이야기 나눠 주세요. 짧은 인터뷰만으로 뭔가(?)를 얻어 가실 수도 있습니다! 완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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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재출발하는 글이라 사설이 길었습니다. 오늘의 본론, ‘호야의 Read Or Die’ 시작합니다.


로널드 웨스트레이크, <뉴욕을 털어라>, 시작, 2010

도널드 웨스트레이크는 모르는 분들이 많을 텐데, 예~전에 몇 작품이 나와 있을 뿐 지금은 <세계 서스펜스 걸작선 3>(밀리언셀러클럽 19, 홍현숙 옮김, 황금가지) 과 <플레이보이 SF 걸작선 2>(한기찬 옮김, 황금가지)에 실린 두 단편만을 읽을 수 있을 따름입니다. 하지만 이 두 단편만으로는 작가를 제대로 알 수 없고, 절판된 <도끼>(밀알, 1998)가 그의 대표작으로 알려져 있지요. 그러니까 대부분의 독자들에게는 이 <뉴욕을 털어라>가 첫 책인 셈입니다.

멋집니다. 웃깁니다. 최근 몇 개월 동안 읽은 미스터리 가운데 가장 유쾌하게 읽었습니다. ‘일반적인’ 범죄 소설을 떠올리며 읽어서 그런지 주인공이 등장하는 도입부부터 자지러지고 말았습니다. 이런 책은 소개하지 말고 무조건 일단 읽으시라고 하고 싶은데 말이죠. 그럴 수 없으니, 이거 참.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삘'이 오는 분들은 무조건 달려 가서 먼저 읽고 이 글을 보시길.)

구체적인 내용은 최대한 말씀드리지 않을게요. 일단 장르적으로는 코믹/코지 미스터리인데, 더 정확하게는 ‘케이퍼 소설(caper story)’이라는 범죄 소설의 하위 장르라네요. 범죄 사건을 가볍고 경쾌하게 다루는 소설을 가리키는 말이랍니다. ‘왁자지껄 대소동 미스터리’라고나 할까요. 원래 영화 쪽에서 유래한 장르이고, <스팅>이라든지 <오션스 일레븐> 같은 영화를 떠올리시면 될 듯. 일본 미스터리에서는 덴도 신의 <대유괴>, 드라마라면 <레버리지> 같은 종류입니다. 대충 짐작하시겠죠?

유머도 유머지만 제가 놀란 점은 이야기의 리듬과 템포입니다. 짧은 이야기들을 이어놓은 것 같으면서도 장편으로서의 일관성을 잃지 않아, 책을 덮고 나면 마치 몇 곡의 짧은 왈츠곡에 따라 한 파트너와 연이어 춤을 춘 느낌이 듭니다. 대단한 반전이나 폭발적인 힘은 없지만 이 유쾌함은 오래가네요.

<뉴욕을 털어라>는 중심 인물인 존 도트문더가 벌이는 사건들을 다룬 ‘도트문더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입니다. 열 편 넘는 작품이 뒤로 이어지는데, 꼭 더 읽고 싶습니다. 대표작인 <도끼>도요.

- 虎 -

덧. <오션스 일레븐> 포스터 이미지는 씨네21 홈페이지에서 가져왔습니다.
미야베 미유키 여사님의 북스피어 신간 <인질 카논>의 작업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습니다. 설 직후에 선보일 이번 작품집에는 모두 일곱 편의 단편이 실려 있습니다. 이번에는 미스터리랄 것도 없는 아주 소소한 일상의 비밀들을 들춰내고 있는데, 냉랭한 도시의 모습을 비추어 마음 졸이게 만들다가 결국에는 그곳에서 따뜻함을 발견하는 솜씨는 역시 일품입니다. 게다가 한 편은 여사님의 실제 경험담인 듯한.....? ('인질 카논'은 카논이란 사람이 인질이라는 뜻이 아니라 '인질 변주곡' 정도의 느낌이랄까요.)

설에 독자교정을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독자교정을 연달아 빼먹기도 아쉬워 이번에는 평일 저녁에 독자교정을 하려고 합니다. 날짜는 2월 10일(수)! <인질 카논>에는 총 일곱 편이 실려 있는데 저녁에 오셔서 식사하시고 두세 편 정도 보다가 저희랑 술 한잔 걸치며 놀다 가시면 되겠슴다. ^_^ 식사는 저희가 대접할 텐데 저녁이라 시간이 애매할 듯하여 도시락을 지급해 드릴 겁니다. (모여 먹으면 시간을 너무 많이 잡아먹을 것 같아서요)

신청은 언제나처럼 댓글로! 아예 신청하실 때 어떤 메뉴를 드시고 싶은지 함께 달아주세요. 우흐흐 이번 독자교정 식사 메뉴는 아래와 같습니다. 참고로 모두 편의점 메뉴입니다. <인질 카논>의 표제작 '인질 카논'의 배경이 편의점이거든요. ;-) (덕분에 저녁이 부실해져서 죄송합니다. -_- 대신 술과 맛있는 안주 준비할게요.)

☞ A 세트 - 김밥과 오뎅탕
☞ B 세트 - 컵라면과 삼각김밥
☞ C 세트 - 샌드위치와 우유(또는 주스)

아래는 표지 시안입니다. 시안이라 문구 등등은 바뀔 거지만. 최종으로 더 다듬은 디자인이 나올 거고요. 그냥 보시라고. ^_^ 신청은 담주 월요일까지, 발표는 2월 9일 화요일 오전에 할 테니까 바로 확인하셔야 해요! (월요일엔 에스노벨 출항 기념 커피하우스 이벤트 당첨자 공지 있는 거 아시죠? 당분간 매일 출근 도장을 찍으시는 게... 호호) -虎-


<리피트>도 나왔고 하니 이번 달에는 '타임 슬립'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요. 타임 슬립을 주제로 한 소설은 북스피어에서도 벌써 두 번째죠? 미야베 여사의 <가모우 저택 사건>에서는 한 소년이 58년 전 과거로 돌아가 교과서에서만 배웠던 역사적 사건을 직접 겪으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다뤘습니다. 시간 여행을 소재로 하는 SF 소설들은 너무 많아 헤아릴 수도 없을 정도인데요, 그중에서도 특별히 '타임 슬립'은 예기치 않은 사건이나 알 수 없는 현상 때문에 생긴 시간 여행을 가리키곤 하죠.

시간 여행에 관해서는 온갖 다양한 이론들이 있습니다. 시간 여행이 불가능하다고 하는 이론 중에는 그 근거로 아주 작은 사건이 뒤로 갈수록 엄청나게 확산되어 겉잡을 수 없어진다는 일종의 '나비 효과' 이론도 있지요. 예를 들어 타임머신을 타고 원시시대로 가서 돌멩이를 하나 걷어찼을 뿐인데 그 돌멩이에 맞은 새끼 공룡이 놀라 울부짖는 소리에 어미 공룡이 새끼에게 오다가 원시인을 밟아 죽입니다. 알고 보니 그 원시인이 바로 히틀러의 직계 조상이더라.....

단순한 논리대로라면 돌멩이 하나로 히틀러가 역사상에서 사라지는 거예요. 이 이론이라면 자칫 여행 한번 잘못 했다간 지구가 멸망할지도 모르죠. 어떤 행동이 나중에 핵전쟁을 일으킬지 모르니까요. 두세 명만이 잘못 여행을 했다가는 완전 엉망진창 지구가?

그래서 많은 시간 여행 소설이 '시간의 탄력성' 이론을 차용하고 있어요. 말 그대로 시간의 흐름이란 매우 탄력적이라 사소한 변화들에 저항하여 원래의 흐름으로 되돌리려는 힘이 있다는 소리죠. 아까의 예에서 히틀러의 직계 조상 하나가 죽더라도 히틀러의 탄생을 막지는 못한다는 말이에요. 또는 히틀러가 태어나지 않는다 하더라도 히틀러와 대등한 부류의 인간이 새로 나타나거나. 거대한 강을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거기에 누군가 돌을 던지거나 단체로 헤엄을 친다고 해도 강의 흐름이 바뀌지는 않지요? 그저 주변에 일시적인 파문만 생길 뿐.


개인적인 차원으로 시간 여행을 끌어내리면 타임 슬립이란 '삶을 다시 살 수 있는' 기회가 될 텐데, 그걸 잘 살린 작품이 바로 켄 그림우드의 <리플레이>입니다. 최근에 재발간된 한국어판에는 <다시 한 번 리플레이>라는 왠지 의미를 중복시킨 제목이 붙어 있습니다만 실패한 삶을 살았다고 생각한 주인공이 젊은 시절로 타임 슬립하면서 겪은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담은 걸작입니다.

'시간 여행'이라는 소재는 그전에도 많았지만 삶을 다시 한 번 산다는 클리셰에 못을 박은 게 바로 이 작품이죠. 지금에야 워낙 반복에 반복을 거듭한 소재라 색이 바랜 감이 있지만 여전히 명작임은 틀림없습니다. 이누이 구루미의 <리피트>는 이 <리플레이>의 오마주 격인 작품이에요. <리플레이>가 삶에 대한 성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리피트>는 장르의 오락적 재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달까요? 어느 작품을 먼저 읽으시건 비교해 읽어 보시길 권합니다.

오마주는 아니지만 <리플레이>와 비슷한 시기에 기타무라 가오루가 집필한 <스킵>, <턴>, <리셋> '시간과 사람' 3부작도 빼놓을 수 없겠네요. 보통의 타임 슬립물과는 분위기가 전혀 달라서 어쩌면 여기 끼워 넣는 게 무리일 수도 있겠어요. 하지만 작가 자신이 <스킵> 후기에 <리플레이>를 언급하고 있기도 하고, 드물게도 과거가 아니라 '미래'로 타임슬립을 하는 이야기에 산뜻한 감동을 받아 여기 적습니다. <턴>과 <리셋>은 차치하고서라도 <스킵>은 한번 읽어 보세요! 여성의 감수성이란 이렇구나, 하고 놀라게 되실 거예요.



이런 소재가 흥미롭다면 <엠블럼 take 2>라는 만화도 있습니다. 찌질한 3류 야쿠자로 살던 주인공이 죽음을 당하면서 10년 전으로 돌아가 삶을 다시 시작합니다. 'take 2'의 2는 2부라는 뜻이 아니라 두 번째 사는 삶이라는 뜻이니까 1부 찾아 헤매지 마시고요. *호호* 아예 <리플레이>을 일본 판으로 만든  <리플레이 J>라는 만화도 있지요.

덧붙여, 몇 번이고 삶을 되풀이한다,는 <리피트>의 카피를 두고 영화 <사랑의 블랙홀>을 언급하지 않을 수는 없겠죠? 빌 머레이와 앤디 맥도웰이 주연을 맡아 무한하게 반복되는 하루에서 사랑을 깨달아 가는 로맨틱 코미디. 아아 얼마전에 다시 봤는데 여전히 재밌더라고요.

<리피트> 작업을 하면서 <리플레이>도 다시 읽고, 만화들도 들여다보고, 영화를 보면서 생각했습니다. 만약 내가 정한 시간으로 타임슬립을 할 수 있다면 언제로 되돌아갈까. 좀 고민해 봤는데, 전 그냥 지금이 좋더라고요. 다시 도전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일도 있겠지만 공들여 한 일(관계)들을 다시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초큼 귀찮기도 하고....(결국 시간 여행의 기회를 귀찮아서 포기한. 하하하) 여러분은 어느 시절로 돌아가고 싶으세요? -虎-

과거의 인생을 딱 열 달만 되풀이해서 살 수 있다면 여러분은 무엇을 하고 싶으세요? 또는 하고 싶지 않으세요? <이니시에이션 러브>로 한국에 독특한 인상을 남긴 이누이 구루미가 이번에는 '타임 슬립 미스터리 스릴러'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이니 러브> 때와는 다른 느낌인데요, 일단 SF 설정을 갖고 있다는 점이 특이합니다.

<리피트>(이누이 구루미 지음, 서수지 옮김)는 장르로 보자면, 일반적인 시간 여행 SF 소설(<멸종>이라든지, <타임 패트롤>이라든지, <여름으로 가는 문>이라든지)과  '자신의 삶을 다시 한번  살 수 있다면'이라는 주제 의식이 강한 켄 그림우드의 <리플레이>의 중간쯤 위치한다고 할까요? 읽다 보면 SF라는 느낌보다는 미스터리의 느낌이 강하실 거예요. 중간중간 '시간 여행'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삽입되어 있긴 하지만요. 내용으로 보자면 그림우드의 <리플레이>와 애거서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합쳐 놓은 듯합니다. ㅎㅎㅎ 어떤 내용인지 궁금하신가요?

지금 알라딘에서 예약 판매 이벤트를 하고 있어요. 기간은 딱 다음 주 일요일까지! 9월 21일 출간 예정입니닷. 선착순 100명에게 적립금 3,000원을 쏘고 있으니 어서 서두르세요!! 게다가 또 하나, 주문내역서를 인쇄해서 와우북 페스티벌에 가져오시면 에코백, DVD, 북스피어 도서 등 갖가지 상품을 받으실 수도 있다는 거~!!! 그럼 9월에도 함께 달리시는 겁니다. ^___________^ (아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바로 <리피트> 도서 페이지로 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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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15일이 ‘장르 무작정 따라 읽기’라는 연재일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린 분은 없으리라 믿으며 위안을 삼습니다. on_ 15일 <파일로 밴스의 정의> 마감날이라 정신없이 보내고 하루 놀다 보니 어느새 17일...._ㅜ..........o;;;;; 아무튼 연재 간격이 길다 보니 저도 잊어버리기 쉽고 해서 그냥 일주일에 한 번씩 할까봐요. 한 달에 한 번도 안 하면서 무슨,이라고 중얼거리는 거기, 여러분, 세상을 너무 냉소적으로 사시면 안 될 겁니다, 아마.

지난번에는 본격 미스터리 중에 밀실 트릭에 대해 얘기했는데 오늘은 그 확장판 ‘클로즈드 서클’에 대해 얘기하려고요. 클로즈드 서클(Closed Circle)은 말 그대로 ‘폐쇄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를 말합니다. 밀실이 방이나 동굴 등 좁은 공간이라면 클로즈드 서클은 조금 넓은 공간이라고나 할까요. (살인) 사건의 배경이 집이라든지 섬이라든지 외부와 연락이 두절된 마을 등이 되는 경우를 말해요.

클로즈드 서클이 본격 미스터리에서 자주 쓰이는 이유는 사건의 논리적 추론을 좀 더 명확하게 만들어준다는 것. 범인이 한정되어 있고 행동 또한 특정한 범위에 구속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가능성의 수를 구체화시킬 수 있다는 말이에요. 문제를 풀기 위한 작가와 독자와의 ‘약속’ 같은 거죠. 우연히 지나가던 강도가 일을 저질렀다는 식의 결말을 내놓지 않기 위해서라도. 넓은 의미에서 대부분의 본격 미스터리는 클로즈드 서클을 무대로 하고 있다고 해도 무방하죠.

요코미조 세이시는 주로 ‘마을’을 단위로 하는 클로즈드 서클을 많이 이용하고, 아야쓰지 유키토는 저택을 무대로 하고 있지요. 아리스가와 아리스는 좀 다양한 편인데, <월광 게임>에서처럼 화산 활동 때문에 클로즈드 서클이 되어 버린 산이 무대가 되기도 하고, 요네자와 호노부의 <인사이트 밀>처럼 등장인물에 의해 의도된 공간이 마련되기도 해요. -虎-


추천! 클로즈드 서클 미스터리

<십각관의 살인>, 아야쓰지 유키토
저택에서 벌어지는 클로즈드 서클에 관심이 있다면 이것부터 시작하시길 아야쓰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는 고르게 재밌는 편이지만 제일 얇으면서 뒤통수를 치는 반전도 산뜻합니다. 관 시리즈는 작가가 구상한 독특한 구조의 저택을 상상하는 재미도 쏠쏠하지요. <십각관> 뒤에는 <시계관>. <암흑관>은 제일 나중에 아야쓰지 유키토 상이 좋아지면 읽으세요. 일단 분량이 너무 많고, 분위기 묘사와 서술에 지나치게 공을 많이 들이고 있어 지루해지기 십상.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절규성 살인 사건>도 제법 재밌습니다. 관 시리즈처럼 다양한 저택들이 등장하는데다 단편집이라 부담없이 즐길 수 있지요.

<이누가미 일족>, 요코미조 세이시
요코미조 세이시의 작품들은 가장 최근 나온 <악마가 와서 피리를 분다>(근데 제가 주로 쓰는 닉네임으로 누군가 중고를 내놓았네요. 저 아닙니다;;;)를 제외하면 모두 클로즈드 서클 작품인데, 그중에서도 <이누가미 일족>을 추천합니다. 사실 전 긴다이치 고스케 양반을 좋아하지 않아요. 사람들 다 죽고 나서 ‘난 다 알고 있었다’라니, 사건은 왜 해결하는 건데? -_- 그럼에도 <이누가미 일족>은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클로즈드 서클로서의 성격은 가장 덜한 편이지만요.

<인사이트 밀>, 요네자와 호노부
기대하지 않았지만 아주아주 즐겁게 읽었는데요, 요네자와 호노부의 이 작품은 밀실 트릭과 클로즈드 서클의 무대를 잘 이용하고 있지요. 미스터리적인 작위성이 강하지만 사실 이 작품은 그 작위성을 즐기는 게 목적이에요. 여러 본격 미스터리 작품을 알고 읽는다면 더 재밌지만 그렇지 않아도 충분히 재밌습니다.

<외딴섬 퍼즐>, 아리스가와 아리스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본격 미스터리는 퍼즐 미스터리라는 표현이 더 잘 어울려요. 전 <월광 게임>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묘하게 다음 작품을 계속 읽게 만드는 재주가 있지요. ‘퍼즐’에서 풍기는 흥미 때문인가 봐요.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작품을 읽으실 거라면 <월광 게임>보다 <외딴섬 퍼즐>을 추천합니다. 더 공평하고, 이야기의 재미도 있어요.

* <스카라베 살인 사건>, S. S. 밴 다인
그러고 보니 연재가 늦은 이유인 밴 다인의 이 작품도 클로즈드 서클이군요! <스카라베 살인 사건>은 한 이집트학자의 저택에서 벌어지는 살인 사건을 무대로 하고 있으니까요. 밴 다인의 작품들도 대부분 클로즈드 서클에 해당하지요. 교고쿠도와는 또 다른 현학장광설을 듣다 보면 사건 해결이고 뭐고 한대 때려주고 싶지만, 잘났으니 용서해야죠. 이 작품은 8월 초에 만나실 수 있습니다. 에헴.

* 사진 출처
http://www.chem.ucla.edu/~ltfang/defne/defnes_art.htm, Defne Egecioglu
지난 25일과 5일에 이어 매달 15일에 ‘장르 무작정 따라 읽기’를 연재할 호야입니다. 네? 오늘은 16일이라고요? 네에... 초장부터 연재 지각입......||||on_  아무튼, 장르 무작정 따라 읽기라고는 하지만 특별한 건 없습니다. 갖가지 장르에 대한 상식들, 장르에 따른 추천도서쯤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제는 장르 전문가라고 부를 만큼 대단하신 독자들이 많지만 이 연재는 막 장르 소설을 읽기 시작하거나 읽고 싶어 하는 분들을 위해 시작했습니다. 장르 전방위에 걸쳐 잡설을 늘어놓을 테니 어느 한 장르만 읽는 분들에게도 나름 유용(?!) 올여름 뭘 읽을지 고민하시는 독자 여러분, 여길 따라 읽어 보세욤.

☆ ☆ ☆

출발은 미스터리입니다. 사나이라면 역시 미스터리죠!(의미 없음) 미스터리도 종류가 참 다양한데요, 오늘은 본격 미스터리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해요. 옛날에는 사실 따로 ‘본격’ 미스터리라고 부르지는 않았어요. 탐정이나 형사가 해결하기 어려운 사건을 논리적인 사고로 해결하여 범인을 잡는 이야기를 통틀어 추리 소설 또는 미스터리라고 했지요.

‘본격’이라는 표현은 일본에서 온 것인데, 고전 미스터리 시대가 지나면서 미스터리에 현실을 반영하여 범죄의 사회적 동기를 파헤친 사회파 미스터리라든지 괴담 등이 어우러진 호러 미스터리, 일상의 자잘한 일들을 소재로 한 일상 미스터리, 하드보일드 등등등 미스터리가 다양하게 발전하면서 본래의 형태를 한 미스터리를 가리키는 말로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얼마 전까지 한국에서 미스터리 하면 주로 본격 미스터리를 가리켰고, 지금도 많은 분들이 미스터리나 추리 소설이라고 하면 탐정+사건+범인의 조합을 연상하실 거예요.

서양 미스터리에서는 따로 ‘본격 미스터리’라고 부르지는 않지만 요즘은 코난 도일이라든지 딕슨 카, 밴 다인 등의 고전 작가들을 현대 스릴러나 스파이 소설 등과 구분하여 그렇게 말하기도 하지요. 보통은 그냥 고전 미스터리라고 하지만요.

한국에는 본격보다는 사회파가 각광받는 경향이 있지만 본격 미스터리야말로 미스터리의 꽃이라고 할 수 있죠! 탐정은 온갖 불가능해 보이는 트릭과 범행, 누군지 종잡을 수 없는 사건의 행적을 뒤쫓습니다. 결국 결정적인 단서를 잡은 그는 마지막에 가서 등장인물들을 모아놓고 주저리주저리 수다를 떨다가 이렇게 내뱉습니다.

“범인은 바로 너야!”

그때의 쾌감이란. 탐정의 뒤를 쫓아 트릭을 푸는 재미도 쏠쏠하고요. 독자들의 호기심을 극대화시켰다가 팡 하고 터뜨리는 카타르시스는 본격 추리의 매력이지요. 그래서 본격 추리 작가들은 독자들이 상상하지 못할 트릭을 고안하는 데 주력하곤 했어요. 많이 등장하는 것은 밀실 트릭, 알리바이 트릭, 서술 트릭, 다잉 메시지 등이죠.

그중에서도 본격의 꽃 ‘밀실’ 미스터리는 매번 반복되어 등장해도 독자를(저를) 흥분시키곤 합니다. 밀실 미스터리라 함은 아무도 들어가거나 나올 수 없는 공간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을 쫓는 작품을 말합니다. 안에서만 잠글 수 있는 문이 모두 잠긴 방 안의 시체라든지, 들어간 발자국만 있고 나온 발자국은 없는 동굴 속 살인이라든지. 범인이 어떻게 밀실을 만들었는지가 이 미스터리의 관건이죠.

밀실 트릭의 대표작으로는 고전 중의 고전인 가스통 르루의 『노란 방의 비밀』과  ‘불가능 범죄’의 대가 존 딕슨 카의 작품들(하지만 현재 정식 출간된 카 작품 중에는 밀실 미스터리로 추천할 만한 작품이 없네요. 아, 그러고 보니 『셜록 홈즈 미공개 사건집』에 카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밀실의 모험」이 포함되어 있지요. ;-) )이 유명합니다. 밀실 트릭은 그 하나만으로 작품을 이루기보다 범죄의 한 요소로 등장하거나 단편의 소재가 되는 경우가 많아 추천할 작품이 그리 많지 않네요. (동서미스터리문고 작품은 제외했습니다.) 여러분이 더 추천해 주세요!

『노란 방의 비밀』, 가스통 르루, 해문출판사
『빅 보우 미스터리』, 이스라엘 장윌, 태동출판사
『46번째 밀실』, 아리스가와 아리스, 북홀릭
『절규성 살인 사건』, 아리스가와 아리스, 북홀릭


다음 편에는 거대한 밀실, ‘클로즈드 서클’로 이야기를 시작할게요. -虎-

덧. ‘신본격 미스터리’란?
사회파 미스터리를 중심으로 다종다양한 미스터리가 난무하던 80년대,  몇몇 작가들을 중심으로 다시 미스터리 본연의 특성을 되찾자며 본격 미스터리로 회귀하시 시작한 미스터리를 말합니다. 관 시리즈로 유명한 아야쓰지 유키토를 비롯하여, 『점성술 살인 사건』(한희선 옮김, 시공사)의 시마다 소지 등이 대표적인 작가죠. 신본격과 본격의 특성상 차이는 크지 않고, 현대에 다시 시작된 본격 미스터리의 흐름이라고 생각하심 충분합니다.


북스피어는 오늘 2008년 종무식을 합니다. 아침에 출근해서 컵들도 닦아 책상 위에 가지런히 놓아두고, 쓰레기도 치웠지요. 올해의 마지막 이벤트입니다. <이니시에이션 러브>의 서평을 써주실 독자를 모셔요. 한국에는 처음 소개되는 작가의 책이라 입소문을 기대하며 많은 분을 뽑을 예정이오니 신청 또한 많이 해주시길. ^^ 아래는 간단 소개입니닷.

"평판대로 입이 딱 벌어지는 작품이다.
반드시 두 번 읽고 싶어지는 소설이란 그리 많지 않다" -요미우리 신문

221B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 『이니시에이션 러브』는 1980년대 젊은이들의 풋풋한 사랑 이야기다. 이누이 구루미는 책의 소제목부터 등장하는 작은 소품 하나까지 치밀하게 80년대를 재구성해 놓았다. 조금은 촌스러운 배경과 주인공 스즈키와 마유가 서툴지만 아기자기하게 사랑을 만들어 가는 모습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며,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작가 이누이 구루미는 1998년 메피스트 상을 수상하며 등단하여, 이후 미스터리 작가와 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언제나 겉보기에 평범한 소재를 비틀어서 자기만의 미스터리를 만드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는데, 특히 『이니시에이션 러브』는 연애 소설에 서술 트릭을 가미해 읽는 방향에 따라 완전한 연애 소설로도, 치밀한 본격 미스터리로도 읽을 수 있는 새로운 형식의 소설.

댓글로 첫사랑에 대한 달콤쌉쌀, 황당무계, 미스터리한 자신의 추억 또는 지인의 이야기들을 남겨 주세요. 1월 5일(월)까지 받고 6일에 바로 공지하겠습니다. 여러분에게 드리는 새해 선물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2009년에도 올해만큼 사랑해 주시길!




“범죄는 어디로 갔을까, 왓슨? 불가사의한 일, 상식을 벗어난 얼토당토않은 일이 없다면 세상 살아가는 맛이란 모래나 마른 풀 씹는 것과 같지 않겠나? 사건은 영원히 사라진 걸까? ” - <셜록 홈즈 미공개 사건집> 중에서.

이제 한동안 이벤트 안 하려고 했는데 말이죠. 이건 그냥 독자교정이니까요, 뭐;;; 북스피어의 새 시리즈 221B의 대망의 첫 번째 작품(시리즈명과 첫 작품 궁합이 절묘하죠?) <셜록 홈즈 미공개 사건집>(에이드리언 코난 도일 + 존 딕슨 카)이 11월,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한창 작업중이구요, 예쁜(요즘 하트를 너무 남발한다...) 디자인 작업도 진행중.

그동안은 사무실로 독자 분들 모셔서 한나절 같이 교정을 봤는데요, 이번에는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편집부의 마음을 반영하여 엠티를 가기로 했어요. 토요일 오전에 출발해서 놀고 교정보고 놀고 놀고 놀닥다가 일요일에 귀환하는. 어디로 가냐 하면....... 비.이.밀. -_-;;;; 서울에서 두어 시간 정도 되는 거리에 펜션(안면도, 강화도, 파주, 포천, 제부도, 감악산...... 어째 지명에서 사건의 냄새가....!!) 등을 잡아서 가려고 하구요, 이번에는 특별히 번역자 선생님(뚜벅이 권일영 선생님)도 모시고 갈 예정! 재밌는 얘기를 나눌 기회가 될 거예요.

날짜는 11월 1일~2일(토,일). 지난 투어처럼 많은 분을 모시고 가지는 못하겠지만 많이 신청해 주세욥. (참, 이번에는 1만원의 회비가 있습니다!) 최근에 이벤트에 당첨되어 참여하셨던 분들보다 뉴 페이스+한동안 뜸하셨던 독자 분들에게 가산점을 드릴 테니 댓글 많이 남겨 주세요. 댓글의 주제는 "내가 사랑한 홈즈" 또는 "내가 사랑한 왓슨". 안타깝게 엠티에 가시지 못한 분들에게는 와우북 페스티벌 때 대표가 뽑은 '손안의책 1회 방문권'(식사 포함, 1매 3인 가능!)을 드리겠습니다.

참, 신청은 다음 주 월요일까지. 화요일 오전에 공지하고 연락드립니닷. -虎-



덧. 이번에도 지방에 계신 독자를 모시지 못하게 되었는데요, 겨울에 나올 미야베 여사의 심령 탐정 야쿠모가 등장하는.... 아니, 영능력자+하급 관리 콤비가 활약하는 시대 미스터리 <흔들리는 바위> 때는 오로지 지방 독자 분들만 지원하실 수 있게 할 예정입니다. 우편으로 편히 받아보시고 독자교정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테니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